어나니머스 한국정부 해킹 예고 진위 논란..."정부 비난 빙자, 일반인 선동 가능성도"

입력 2014-03-23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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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나니머스 한국정부 해킹

국제해커조직 '어나니머스'로 추정되는 단체가 다음 달 14일 한국 정부에 대해 해킹 공격을 예고한 가운데 이를 둘러싼 진위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22일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최근 어나니머스는 트위터(@AnonOpsokor)와 유튜브 등을 통해 "한국 정부가 세금을 낭비하고 언론을 왜곡하며 시민을 억압했다"며 오는 4월14일 한국 정부를 공격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해당 예고 트윗이 가짜라는 주장도 있다. 자신을 진짜 어나니머스라고 주장하는 또 다른 트위터 계정(@YourAnonNewsKR)은 23일 "어나니머스가 한국을 공격한다는 소문은 루머입니다"라며 "기자들이 가짜에게 휘둘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트위터리안은 과거 '우리민족끼리' 등 북한 사이트를 해킹해 명단을 공개한 바 있다.

하지만 본지 확인 결과, 내달 14일 우리 정부에 대한 어나니머스의 해킹 공격은 사실상 철회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또한 이번 정부 공격을 예고한 이들은 어나니머스를 추종하는 일부 고등학생 등으로 '우리민족끼리' 회원명단과 '북한 인트라넷' 등을 공격했던 해커들과는 연관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당초 한국 정부 해킹을 예고한 @AnonOpsoKor와 이에 반박하는 @YourAnonNewsKR 등 두 어나니머스가 트위터상에서 논쟁을 벌이면서 국민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AnonOpsoKor에 대해 @YourAnonNewsKR은 "저 계정은 선동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며 우리의 일원도 아니다"라며 "우리는 동참할 뜻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어나니머스는 (부정부패가 아니라) 인터넷의 자유와 국민의 자유를 위해 싸운다"며 "인터넷과 관련 없는 부정부패라고 공격한다면 세계 모든 정부는 없어져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앞서 어나니머스를 표방하며 한국 해킹을 예고한 동영상이 한국에 대한 해킹 공격의 이유로 "세금을 낭비하고 언론을 왜곡하며 시민을 억압했다"는 @AnonOpsoKor의 트윗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또 한국 해킹을 예고한 인물을 겨냥한 듯 "한국을 공격한다고 주장하려면 증거를 보여달라"며 "우리는 이미 당신의 실체를 파악했으며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이 정보를 국가에 넘길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그는 "이렇게 된 이상 한국정부 해킹공격(OpsKorea)은 진행이 되겠지만 허무하게 끝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디도스 같은 공격은 막힐 테니 공격 방식은 데이터베이스(DB탈취)나 페이지 변조밖에 없을 것"이라고 공격 방식을 예측했다.

어나니머스코리아는 과거에도 @YourAnonNewsKR 계정을 공식 계정처럼 사용해왔으며 한때 계정 아이디를 @AnonOpsKorea로 바꾸었다가 다시 원래의 것으로 바꿨다. 트위터는 이용자들이 자신의 아이디를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도록 허용한다.

이 인물은 4월14일이 미국 시간 기준일 수 있으므로 실제 공격은 15일에 이뤄질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한국표준시(KST)를 기준으로 했기 때문에 15일날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일반 네티즌들은 어나니머스를 자처한 두 인물이 트위터에서 서로 다른 주장을 함에 따라 서로 이번 한국정부 해킹공격 참여 여부를 놓고 논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해킹 이유가 '한국 정부의 세금 낭비와 언론 왜곡, 시민 억압'이라는 점에서 일반인들을 선동할 수 있다는 점이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 등 관계당국은 어나니머스의 실체와 한국 정부에 대한 공격 여부와 상관없이 일부 해킹조직이나 단체의 해킹 공격 가능성에 대비해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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