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전자금융사기 피해를 신속히 보상할 수 있는 피싱·해킹 금융사기 보상보험이 이번 주에 일제히 출시된다.
최근 대규모 정보 유출로 사회적 파문을 일으킨 KT, 국민카드, 롯데카드, 농협은행, 국민은행, 한국씨티은행,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 등이 제일 먼저 가입하게 될 전망이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동부화재, LIG손해보험, 메리츠화재는 최근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사회적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점을 고려해 이번 주 피싱·해킹 금융사기 보상보험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대형 손보사 5곳이 이번 주에 피싱·해킹 금융사기 보상 보험을 내놓는다"면서 "판매 추이와 손해율을 보면서 수익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중소형 손보사도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피싱·해킹 금융사기 보상보험은 현재 판매 중인 개인정보보호 배상 책임보험과는 크게 다르다.
개인정보보호 배상 책임보험은 금융사가 가입해 해킹 등 금융사고에 따른 배상을 받지만 금융사 책임이 아닐 경우 고객에 보상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 보상금을 제공한다고 해도 금융사 책임 여부를 입증하는데 시간이 걸린다.
피싱·해킹 금융사기 보상보험은 금융사가 가입한 뒤 해킹 등 사고가 발생하면 금융사의 책임 여부를 묻지 않고 무조건 고객에게 보험금을 지급하게 된다. 한마디로 금융사 고객으로서는 금융사의 개인정보 유출시에 신속하게 보상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다른 손보사 관계자는 "피싱·해킹 금융사기 보상보험은 기업이 가입료 전액을 부담하는 구조로, 고객은 단 한 푼도 내지 않는다"면서 "대시 피싱·해킹 사고 발생시 고객은 곧바로 보험금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보험은 피싱이나 해킹 사고로 예금이 몰래 빠져나거거나 신용카드 결제가 이뤄질 경우 고객의 피해액을 보험사가 물어주는 방식이다. 손보사들은 고객의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해 고객이 직접 외부인에게 개인정보를 유출한 경우에는 보상하지 않기로 했다.
가입액은 고객 수와 리스크에 따라 가입액이 수백만원에서 수억원까지 차이가 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최근 고객 정보 유출 사태를 일으킨 금융사들이 이 보험에 우선적으로 가입할 수 있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8천여만건의 개인 정보가 시중에 흘러나간 국민카드, 롯데카드, 농협은행과 13만건이 유출된 한국씨티은행과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 대상이다. 국민카드를 통해 수천만 건이 빠져나간 국민은행과 일부 정보 유출 캐피탈사 등도 해당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최근 대규모 고객 정보 유출 사건을 계기로 이 보험이 만들어진 만큼 이들 금융사가 솔선수범해 가입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정했다.
피싱·해킹 금융사기 보상 보험에 가입한 금융사는 홈페이지나 문자메시지, 이메일 등으로 공지해 고객이 알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롯데손해보험과 한화손해보험 등 중소형 손보사들도 금융사 등의 개인정보유출 관련 보험가입 의무화에 대비해 다양한 배상책임보험을 개발해 실질적 보상을 확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