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목숨 CEO가 대세였던 증권가에 장수 CEO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리더십 전문가들은 CEO 임기가 늘어나는 것은 중장기 경영이 필요한 증권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가 대표적인 장수 CEO는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김해준 교보증권 사장, 서태환 하이투자증권 사장 등이다.
올해 연임에 성공한 증권사 CEO가 많지만 이들이 유옥 주목을 받는 이유는 오랜 기간 한 증권사를 이끌어 왔기 때문이다. 특히 유상호 사장은 2007년 취임 후 7번째 연임에 성공하며 8년째 한국투자증권을 이끌고 있다. 단일 증권사 사장으로서는 최장수 기록이며 금융권에서도 이 같은 기록은 드문 경우로 알려졌다.
김해준 사장도 2008년 6월 취임이후 4번째 임기를 이어가고 있으며 지난 2008년 하이투자증권이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로 편입될 당시 부임한 첫 사장이었던 서태환 사장도 2008년 9월 취임이후 3번째 연임을 이어 나갔다.
업계에서는‘실적’이 장수의 비결이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한국투자증권은 업황 부진으로 증권업계가 10년 만에 적자를 기록한 상황에서도 지난해 8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 2011년과 2012년 회계연도에는 각각 2103억원, 1920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3년 연속 순이익 1위를 기록했다.
교보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무려 426% 늘어났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764억원으로 53.7% 감소했지만 당기순이익은 113억원으로 6.5% 증가했다. FICC(채권·통화·원자재)팀을 강화하는 등 차별화된 사업 영역 발굴을 위해 적극 나선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하이투자증권도 비교적 무난한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2009년부터 2012년까지 4년 연속 흑자행진을 기록한 것.
또 서 사장은 두 차례의 유상증자를 통해 회사의 자기자본을 2배 이상 확충하는 등 안정적인 성장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회사 안정을 위해 CEO를 유임시키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며“특히 장수 CEO의 경우 안정적인 성과를 바탕으로 회사와 두터운 신뢰관계를 형성해왔다는 점에서 더욱 선호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