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독자 창당을 위해 결성한 새정치연합 창당준비위원회가 25일 공식해산하면서 합당과정에서 마음의 상처를 입은 ‘안철수의 사람들’이 하나 둘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26일 오후 창당하는 새정치민주연합의 당 조직이 꾸려지지 않아 대다수 직원의 거취가 유동적이긴 하지만 일부 인사는 이미 마음을 굳히고 각자의 길을 찾아 나선 상황이다. ‘새정치’를 기치로 내건 안 의원이 통합이라는 실리를 챙겼지만, 이 과정에서 잡음이 불거졌고 이로 인한 측근의 동요와 이탈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창준위를 이끄는 데 참여했던 윤여준 의장은 통합신당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윤 의장은 새정치연합 해산 결의 후 기자들과 만나 “원래 현실정치에 뜻이 없었다”며 “이제 쉬어야죠”라고 말했다.
윤 의장은 또 “김성식 위원장이 나가고서도 제가 사무실에 나와있었던 건 마무리를 끝까지 하고 가야겠다는 생각 때문”이라며 “오늘 해산까지 했으니 제 소임은 다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의장은 지난 2011년 ‘청춘콘서트’로 안 의원과 인연을 맺었으며, 안 의원이 그해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윤 전 장관이 멘토라면 제 멘토는 300명쯤 된다”는 요지의 발언을 하면서 사이가 틀어졌다.
이후 윤 의장은 지난 대선 당시 민주당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국민통합추진위원장으로 발탁됐고, 다시 지난 1월 안 의원이 이끄는 새정치연합에 전격 합류했다. 윤 의장은 이날 오후 열릴 신당 창당대회로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윤 의장은 새정치연합에 합류한 지 두 달여 만에 안 의원과 두 번째 결별을 하게 됐다.
김성식 공동위원장은 일찌감치 통합신당 합류를 거부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6일 자신의 블로그에 ‘꿈을 마음에 묻으며’라는 글을 올리며 “새정치연합의 당원에서 물러남을 오늘 안 위원장과 공동위원장들께 전했다. 홀로 오랜 기간 근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올 초 안철수 사단에 뒤늦게 합류한 홍근명 공동위원장도 “울산에 내려가겠다”며 사실상 신당에 불참할 것으로 보인다. 홍 위원장도 일단 일선으로 돌아가 시민단체 일에 집중하다 신당에서 역할이 주어지면 합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의장 보다 먼저 새정치연합에 합류한 박호군 위원장도 거취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위원장은 창당대회의 임시의장을 맡아달라는 안 의원의 제안도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장현 위원장의 경우 통합신당을 떠나는 것은 아니지만 광주시장 출마를 위해 사실상 당분간 머물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윤 위원장은 “이제 서울에 올라올 일은 없을 것 같다”고만 했다.
실무진에서는 강인철 조직팀장이 떠날 것으로 알려졌으며, 안 의원 측근이던 이상갑 변호사도 본업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안철수의 사람들 중 총괄지원위원장을 맡았던 김효석 공동위원장과 당헌·당규 분과위원장을 맡은 이계안 위원장 정도만 신당 합류가 유력해 보인다.
안 의원 측 핵심 인사들이 떠남에 따라 향후 통합신당에서 안 의원의 세력 구축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정치적 동지 관계의 외연을 확장하지 못한 채 측근들이 참여와 이탈이 되풀이되면서 안 의원의 정치적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