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문희와 똥배우,그리고 똥판사·똥의원…[배국남의 직격탄]

입력 2014-03-27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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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문희(사진=뉴시스)

“가장 듣고 싶은 말이요? 연기가 늘었다는 말입니다. 작품 할 때마다 연기력이 늘었다는 말을 제일 듣고 싶어요. 연기 경력과 연기력을 비례하지 않기에 열심히 해야 해요.” 의외다. 어떻게 연기 달인이라고 평가받으며 후배 연기자들이 가장 닮고 싶어 하는 롤 모델인 나문희가 이런 말을 할까.

“연기는 못하면서 인기 있다고 스타 행세하는 연예인이 바로 똥 배우다. 똥 배우랑 연기를 해야 하나 하는 자괴감이 들기도 한다. 연기를 못하는 똥 배우로 인해 우리 드라마와 영화가 망가진다.” 돌직구다. 연기 9단 박근형이 한류스타라고, 아이돌 스타라고, 연기의 기본과 노력 없이 주연을 맡아 발 연기를 하며 작품을 망치는 똥 배우들에게 날리는 직격탄이다.

아이돌 그룹과 걸 그룹의 높은 인기를 등에 업고 드라마와 영화의 주연으로 나선 아이돌 스타들과 외국에서 높은 인기를 얻어 엄청난 몸값으로 작품에 출연하는 한류스타들. 그리고 대형 연예기획사 라는 든든한 배경을 활용해 주요 배역을 차지하는 연예인들. 이중 상당수는 연기에 대한 철저한 준비와 노력 없이 드라마나 영화 주연을 맡고 있다. 투자 받기 좋고 국내 흥행과 해외 마케팅에 유리하다는 이유만으로. 물론 중견 연기자 중에도 연륜과 과거의 명성에만 기대어 캐릭터 분석과 노력 없이 상투적인 연기로 일관하며 비중 있는 배역을 맡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이 작품을 망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들 대부분이 미숙한 발연기와 시대에 뒤떨어진 구식 연기로 드라마를 망치고 영화의 완성도를 추락시키고 있다. 박근형이 직격탄을 날렸던 똥 배우들이다.

이들은 치솟는 인기만을 믿고, 소속사라는 든든한 배경만을 방패삼아 그리고 연륜이라는 허울 좋은 명성만을 내세워 연기 개선을 위한 치열한 노력이나 공부를 하지 않는다. 그래서 늘 국어책을 읽는 연기에서 벗어날 수 없다. 캐릭터가 다르고 작품이 차이가 있는데도 항상 똑같은 유사한 연기 스타일만 보인다.

그런데 문제는 시청자와 관객은 냉정하다. 돈과 시간을 투자하는 문화상품 소비자는 완성도 높은 영화나 드라마를 선택할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똥배우의 상품은 사절이다. 이는 미국 최고 영화제 아카데미상에 신인상이 없는 이유와 일맥상통한다. 관객은 스크린을 통해 배우를 만나는 순간 그 배우가 신인이거나 스타거나 중견배우이거나 상관없이 똑같은 기준, 연기력으로 평가한다. 1년차 배우라고 해서 부족한 연기력을 봐주지 않는다. 그렇다고 오랜 연륜의 배우라고 해서 배우 평가에 후하지 않다. 인기가 높은 스타라고 해서 연기력 부재를 눈감아주지 않는다. 아카데미상은 신인이나 스타, 중견 배우가 스크린에 나서는 순간 똑같이 연기력이라는 객관적 기준으로 평가받기에 신인상을 굳이 줄 필요가 없다는 의미에서 신설하지 않았다고 한다. 관객과 시청자는 한류 스타나 아이돌 스타라고 혹은 중견배우라고 연기를 못해도 봐주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똥 배우만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사회는 똥 교수, 똥 판사, 똥검사, 똥 공무원, 똥 국회의원들로 넘쳐나고 있다. 연구와 강의에 힘쓰기 보다는 보직과 자리보전에 혈안이 되고 강의록은 10년째 변화가 없는 교수, 추상같은 법의 원칙을 저버린 채 공정성을 상실한 판결을 하는 판사, 엄정한 수사보다 출세에 눈이 먼 검사,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개인의 이익과 권력에만 눈을 파는 공무원과 국회의원, 이들이 바로 똥 교수, 똥 판사. 똥검사, 똥 공무원, 똥 국회의원들이다.

똥배우가 작품을 망치듯 똥 교수는 대학교를 망치고 똥 판사와 검사는 우리 사회를 멍들게 한다. 똥 공무원과 똥 국회의원은 국민을 힘들게 한다.

우리시대의 최고의 배우 나문희는 화장실 가는 순간까지 극본을 들고 캐릭터나 연기 연구에 몰두한다. 관객과 시청자가 두렵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그녀의 손에 들려 있는 극본은 늘 너덜너덜하다. 나문희는 일반인이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연기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다. 그 결과 시청자와 관객이 감동하는 연기로 표출된다. 그래서 똥 배우와의 대척점에 선 그녀의 연기가 오늘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똥 교수, 똥 판검사, 똥 공무원, 똥 국회의원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명배우 나문희가 대중을 무서워하며 혼신의 노력을 하듯 국민을 두려워하며 자신의 분야에서 치열한 노력과 정진, 그리고 원칙을 지켜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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