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 순국 104주기 日서도 추도식

입력 2014-03-27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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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포일본인 80명 참석 “동양평화의 날 지정하자”… 中 다롄서도 열려

▲안중근 의사 순국 104주년을 맞아 중국 다롄(大連)(좌)과 일본 도쿄(우)에서 그의 숭고한 넋을 기리는 추모행사가 26일 열렸다. (사진=연합뉴스)

안중근 의사 순국 104주년을 맞아 중국 다롄(大連)과 일본 도쿄에서 그의 숭고한 넋을 기리는 추모행사가 26일 열렸다.

한중친선협회와 다롄 한인회가 공동 주최한 중국 다롄 추모행사는 이날 오전 10시(현지시간) 다롄시 뤼순(旅順)구에 있는 뤼순감옥박물관에 마련된 안 의사 기념관에서 추모식을 거행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올해 행사에는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을 단장으로 여야 국회의원 9명으로 구성된 추모단이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안 의사가 사형 집행을 당할 때까지 갇혀 있던 감옥 내 독방과 생을 마감한 장소인 사형장을 둘러봤고 오후에는 다롄 한국국제학교에서 안 의사의 생애와 사상을 주제로 한 특별강연회를 개최했다.

올해 중국 현지에서는 안중근 의사의 숭고한 정신을 되새기는 움직임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중국 정부는 안 의사의 의거 장소인 헤이룽장성 하얼빈(哈爾濱)역에 표지석을 설치해 달라는 우리 정부의 요청에 지난 1월 기념관 건립이라는 ‘통 큰 선물’로 화답했다. 안 의사 기념관 건립이 일본은 물론 북한까지도 의식해야 하는 민감한 사업인 점을 고려하면 중국의 결단 배경에는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부쩍 돈독해진 한중관계가 자리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안 의사는 한국인들뿐만 아니라 중국인들도 존경하는 영웅”이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면서 중국에서는 조선족 동포사회를 중심으로 안 의사의 사상을 연구하고 생애를 재조명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또한 현지의 한 중국 언론인은 26일 “예전 같으면 조선족 단체가 개최하기 어려웠을 행사가 큰 규모로 열렸다는 점 자체가 안 의사를 바라보는 중국 내 전반적인 시각과 분위기가 달라졌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 도쿄 지요다(千代田)구의 재일본 한국 YMCA 강당에서도 재일한인과 일본인 등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추도식이 열렸다.

한국 민간단체인 안중근평화재단청년아카데미(이하 안중근 아카데미)가 주관한 행사였다. 도쿄에서 안 의사 추도식이 열리기는 처음이라고 주최 측은 밝혔다. 이 행사에서 안중근 아카데미의 정광일 대표는 “안 장군은 갈등과 분쟁이 아닌 평화의 상징이어야 한다”며 “더 이상 장군이 반일감정의 상징으로 각인되는 것은 불행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3월 26일을 ‘동양 평화의 날’로 지정하자고 제언하고, 한중일이 서로 협력해서 공동 번영할 것을 다짐하는 날로 만들자고 말했다.

추도식에 참석한 일본인 시민운동가 이와사키 겐이치씨는 개인적으로 안 의사를 ‘항일의병지도자’로 규정한다고 소개하고, “민족적 울분을 대변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일어선 용기있는 인물이라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3월 26일을 동양평화의 날로 정해 한일 국민 사이의 연대를 확인하는 날로 이어나가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안 의사가 순국한 중국 다롄에서는 그의 유해를 찾기 위한 노력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뤼순 감옥에서 안 의사를 처형한 일제는 시신을 유족에게 인계하지 않았고, 아직도 유해가 어디에 묻혔는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우리 정부는 외교 경로를 통해 일본과 중국, 러시아 측에 안 의사 관련 자료 요청을 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받은 자료에서 결정적인 단서는 나오지 않았다. 정부는 일본 측에 객관적인 자료를 제공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일본은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다롄대 한국학연구원와 다롄조선족안중근연구회는 안 의사 유해 발굴이 지지부진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오는 5∼6월 유해 매장지와 관련된 국내외 연구자와 제보자들이 현지에 모여 다양한 주장을 고증하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재중동포 학자인 다롄대 유병호 교수는 “한중 양국 관계기관에 요청해 현장 조사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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