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1120번째 수요집회가 열리는 서울 중학동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만난 재미동포 2세 환경·평화 운동가인 조너선 리(한국명 이승민·16·사진)군은 상기된 표정으로 방일 계획을 밝혔다.
리군은 “위안부 피해 여성의 피맺힌 절규가 22년째 계속되고 있는데도 일본은 아직도 반성하지 않는다”며 “진정한 한·일 관계의 시작은 일본의 과거사에 대한 진지한 반성과 피해 배상에서부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난 2010년 8월에는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판문점 어린이 평화 숲’을 조성하자는 편지를 보내 화제가 된 바 있다.
그는 야스쿠니 신사 앞 시위를 벌이려는 이유에 대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사과와 배상을 촉구하기 위해 일본 우익이 가장 상징적으로 떠받드는 신사 앞에서 시위를 벌여야 한다. 일본의 호국 영령을 모셨다는 야스쿠니 신사에 2차대전 전범의 위패를 가져다놓고 정치인이 참배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시위에는 오직 혼자 나선다는 계획이다. 리군은 “오바마 대통령의 4월 방일 일정이 확정되면 그보다 일주일 앞서 일본에 도착해 야스쿠니 신사 앞에서 매일 3시간씩 3일간 피켓 시위를 벌이고 성명서를 낭독할 작정이다”라고 말했다.
피켓에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일본군 위안부 문제 개입과 위안부 피해 할머니에 대한 지지를 촉구하는 내용, 그리고 일본 정치인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반대 문구를 담을 예정이다.
또 성명서에서는 자신들이 당했던 고통을 세상에 알리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기를 촉구하는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용기야말로 진정한 용기라는 점을 역설할 예정이다.
그는 일본 우익들의 공격에 대해 “정의로운 일에 나서는 것이라 두렵지 않다. 사실 내성적이라 앞에 나서는 것 자체가 쑥스럽고 떨린다. 그렇지만 피해 할머니들의 용기에 비하면 나는 조그만 힘을 보탤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당연히 계속 운동을 펼칠 생각이다. 지금까지 줄곧 평화와 환경을 위한 운동을 펼쳐왔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은 궁극적으로 한·일 관계의 개선뿐만 아니라 동북아의 평화를 다지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