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센트 국내 상장사 군침(?)…“장기 악재 가능성도”

입력 2014-03-27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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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 텐센트가 CJ E&M 등 국내 상장사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증권가는 텐센트의 국내 게임·모바일 상장사 지분 참여가 주가 상승의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IT 업계는 장기적으로 볼 때 자본력을 갖춘 텐센트가 기술력을 흡수한다면 국내시장의 상당수를 장악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텐센트 지분투자…“국내 게임 중국 진출 기회”=27일 전자공시시스템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텐센트는 CJ E&M, 카카오 지분 투자를 비롯해 다날, 스마일게이트 등과 업무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텐센트는 CJ게임즈의 지분 28%를 확보하며 3대 주주로 올라설 예정이다. CJ E&M은 지난 26일 중국 텐센트로부터 5330억원 규모의 CJ게임즈 투자유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CJ E&M은 텐센트를 대상으로 6만8880주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CJ E&M은 보유주식을 양도할 것을 이사회에서 의결했다.

앞서 텐센트는 지난 24일에는 국내 휴대폰 결제시스템 업체인 다날과도 계약을 맺고 중국 소비자가 한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텐센트 결제 솔루션인 텐페이를 통해 결제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에는 국내 모바일 메신저 1위 업체인 카카오에 720억원을 투자해 13.3%의 지분을 인수했다. 현재는 중국 대륙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배우 김수현의 소속사 키이스트와도 지분 매입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는 텐센트의 CJ게임즈 지분 투자로 중국 진출의 기회가 확대되며 주가를 끌어올리는 호재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김준섭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텐센트가 전략적 사업파트너로 사업에 참여함에 따라 중국 최대 게임 퍼블리싱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며 “2014년 중국의 스마트폰 보급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여 연평균 50%의 성장세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민영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또 “텐센트는 중국 최대의 게임 퍼플리싱 네트워크와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통합법인의 성장 잠재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라며 “CJ E&M의 주가 상승 모멘텀도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텐센트의 역진출…“장기적 악재”=반면 업계에서는 국내 게임의 중국 진출 기회가 확대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거대 자본력을 등에 업은 텐센트가 국내 업체들의 기술력까지 흡수하고 국내 시장으로 진출한다면 국내 게임사의 경쟁력은 추락할 것이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례도 있다. 텐센트는 지난해 카카오의 지분을 인수한 뒤 카카오톡을 모방한 위챗(wechat) 서비스를 선보였다. 또 카카오톡의 모바일 게임 플랫폼을 따라 위챗 게임센터를 공개하며 큰 성공을 거뒀다. 이용자 수가 1억명을 돌파하며 중국 대표 모바일 서비스로 자리잡았다. 또 다른 중국업체는 국내 업체의 게임과 유사한 게임을 내놓아 원게임을 뛰어넘는 성공을 거둔 바 있다.

이처럼 넷마블과 CJ게임즈가 한국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손에 꼽히는 업체인 만큼 텐센트가 이를 기반으로 국내로 진출할 가능성도 있다.

국내 진출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텐센트의 마크 런 사업 총괄 사장은 전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CJ게임즈를 활용한 한국 진출 방안은 현재로써는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향후 사업 방향과 기업 이념이 일치한다면 CJ게임즈 외의 다른 국내 개발사에도 투자할 의향이 있다고 밝혀 텐센트의 국내 업체 영토 확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텐센트 등 점점 국내 업체를 장악하고 옥죄고 있는 중국의 힘이 우려스럽다”며 “특히 게임 쪽에선 점점 중국 자본이 들어와서 개발력을 흡수하고 있으니 끌려가는 입장이 됐다”고 토로했다. 이어 “카카오 투자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스킬을 배워 위챗도 성공시켰다”며 “게임 1위 강국 한국의 위상이 점점 불안해지는 느낌이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 증권관계자는 “카카오톡은 모바일 플랫폼이었지만 CJ게임즈는 게임업체인 만큼 인력을 빼가지 않는 이상 모방은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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