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의 대표적 원양수산회사 중 하나인 동원수산의 후계구도에 지각변동 조짐이 엿보이고 있다. 동원수산 지배주주인 왕윤국(84) 회장이 동원수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는 아들 왕기주(61) 대현농수산 사장에게 지분 일부를 증여함으로써 왕기주 사장이 지배주주 일가의 2대주주로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10일 금융감독원 및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왕윤국 회장은 지난 1일 동원수산 보유주식 25.22%(74만7411주) 중 3.78%(12만2216주)를 왕기주 사장에게 증여했다.
이에 따라 왕기주 사장은 기존 보유주식 2.62%에서 이번에 증여받은 주식을 합해 동원수산 지분이 6.75%(20만주)로 늘어 동양수산의 지배주주(하단 동원수산 최대주주등 주식소유현황표 참조)를 이루는 왕윤국 회장과 부인, 자녀들 가운데서 두 번째로 많은 지분을 확보하게 됐다.
관심을 끄는 대목은 왕기주 사장이 한때는 동원증권 부사장을 지내기도 했으나 현재는 동원수산의 경영에는 손을 뗀 상황에서 지분 증여가 이뤄졌다는 점이다.
왕기주 사장은 현재 대현농수산의 대표이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을 뿐이다. 대현농수산은 지난 2005년 3월말 현재 총자산 134억원, 자본금 20억원 규모의 수산물도매 및 원양업체로 왕기주 사장이 최대주주로서 94.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현재의 동원수산은 역시 왕윤국 회장의 아들인 왕기철(54) 부사장이 등기임원으로서 경영전반을 총괄하며 경영일선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왕기철 수사장은 동원수산 보유주식이 단 한 주도 없다.
왕윤국 회장이 84세의 고령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2세 후계구도와 관련해 이번 지분 증여가 시장의 촉각을 곤두서게 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증여 시기도 왕기주 부회장이 최근까지 경영을 맡아왔던 이비티네트웍스의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시기와 공교롭게 맞아떨어져 궁금증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왕기주 사장은 지난 2004년 12월 코스닥 상장사 이비티네트웍스의 사내이사로 선임된 뒤 같은해 11월에는 대표이사직을 맡으며 한때는 최대주주(6%)로 올라서는 등 이비티네트웍스를 이끌어오다 올 3월 대표이사직을 사임했다.
동원수산은 창업주인 왕윤국 회장이 지난 1954년 세운 신흥냉동을 전신으로 지난 1968년에는 우리나라 최초로 북태평양 연어조업을 개척하면서 국내 굴지의 원양수산업체로 발돋움한 업체다.
이에 대해 동원수산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왕윤국 회장의 경영권 후계 승계와 관련해 가시적인 움직임은 없다”며 “다만 왕기주 사장이 다시 경영 일선에 복귀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