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국내 통신시장 기싸움에서 이긴 SK텔레콤 -김범근 미래산업부 기자

입력 2014-03-27 10:49 수정 2014-03-28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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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통신시장을 둘러싼 대표기업들의 기싸움에서 결국 SK텔레콤이 승리를 거뒀다.

SK텔레콤측은 27일 새벽 갤럭시S5를 이날부터 출시한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했다. 며칠 전부터 조기출시설이 솔솔 피어오르더니, 당일 새벽에 부리나게 ‘출시 결정’이라는 제목으로 보도자료를 돌렸다.

삼성전자로서는 당초 예정했던 4월11일보다 보름 앞당겨 갤럭시S5를 내놓은 셈이다. 27일은 불법보조금에 따른 방통위의 순차적 영업정지 명령으로 KT와 LG유플러스가 영업을 하지 않는 날이다. SK텔레콤 입장에서는 이날부터 4월4일까지 혼자서만 새로운 가입자를 받을 수 있어 마케팅의 큰 무기를 갖게 됐다.

KT와 LG유플러스는 전날까지 비밀리에 진행된 조기출시에 뒤통수를 맞았다는 듯 완전히 넋을 놓고 말았다. 강하게 반발하면서도 겉으로는 대수롭지 않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물론 시장점유율이 떨어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는지 속마음은 알 수 없다.

KT 관계자는 “영업정지 기간이라 보조금을 많이 얹을 수 없어 가격이 높게 형성돼있는 만큼 파급력은 전혀 없을 것”이라며 “갤럭시S5 출시가 최신 핸드폰 출시로 인한 단순한 시장 촉매제 역할에 그칠 뿐, 가입자 모집에서 손해 보는 일은 전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글로벌 출시일을 어기면서까지 출시를 앞당긴 것은 의문”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도 “갤럭시S5의 스팩이 기대치에 못 미치는 만큼 시장에서 큰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당장 팔지 못하는 것은 아쉽다”며 “KT와 달리 다음주에 영업정지가 풀리는 만큼 SK텔레콤이 활성화시킨 시장에서 오히려 가입자 유치가 쉬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 삼성전자는 KT와 LG유플러스에 등을 지면서까지 왜 이런 결정을 내렸을까. 사실 출시 전날인 26일 삼성의 스마트폰을 총괄하는 신종균 IM부문장(사장) 겸 삼성전자 대표는 기자들이 조기출시설에 대해 묻자 ‘27일 출시’는 잘못된 것이라며 단호하게 부정했다. 하지만 몇시간 뒤 다시 만난 기자들에게는 “잘 모르겠는데, 알아보고 답해주겠다”면서 한발 물러섰다. 이때부터 기자들 사이에서는 27일 출시가 결정됐다는 얘기가 나돌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로서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KT와 LG유플러스가 반발할 것이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SK텔레콤의 강력한 요구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는게 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갤럭시S5가 만약 예정 출시일인 4월 11일부터 판매를 시작할 경우 4월 5일부터 5월 19일까지 45일간 영업정지에 들어가야 하는 SK텔레콤으로선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삼성전자에 전방위 로비로 압력을 가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이 때문에 충분히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로서는 갤럭시S5 출시가 국내 통신시장의 50%를 점유하고 있는 SK텔레콤의 영업정지 기간과 맞물린다면 판매량 감소가 예상됐을 것”이라며 “통신시장에서 SK텔레콤의 영향력을 고려하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과 삼성전자간 암묵적인 합의가 있었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물론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3월이 끝나가는 시점에 1/4분기 영업실적을 고려해야한다는 점도 작용했을 것이다.

이부분에 대해서는 SK텔레콤과 삼성전자가 공식적인 언급을 삼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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