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의 먹성이 좋아졌다. 지난 이틀간 3000억원 넘게 매수에 나서며 코스피 지수 상승을 이끈 것. 특히 이들은 삼성전자, 현대차 등 대형주들을 쓸어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전문가들은 그동안 저평가됐던 대형주 중심의 장세가 펼쳐 질 수 있을 것이라며 대형주에 관심을 둘 것을 조언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7일 코스피 지수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에 힘입어 14거래일 만에 1970선을 회복했다. 이날 외국인은 무려 2000억원 넘는 규모의 매수세를 보였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날 삼성전자(2143억원), 현대차(540억원), POSCO(206억원), 현대모비스(201억원), 기아차(153억원), 삼성생명(91억원) 등 대형주들을 집중 매수했다. 이같은 매수세에 삼성전자가 3% 이상 올랐으며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등도 1%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그동안 강세를 보였던 코스닥 지수의 경우 전날보다 0.46% 떨어진 541.46까지 지수가 밀리며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최근 중소형주의 가격 상승에 따라 급등한 밸류에이션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외국인투자자들의 관심이 대형주로 다시 돌아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저평가 됐던 대형주들이 다시 시장의 관심을 받을 것이라는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소형주와 코스닥시장의 가격 부담이 커진 가운데 저평가 매력도가 높은 대형주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 모멘텀에 대한 기대심리가 확대될 여건이라는 점도 대형주에 우호적인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도 “장기 자금의 성격이 높은 미국계 자금이 한국으로 유입되기 시작하면, 중소형주보다는 대형주가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다만 대형주들 가운데서도 실적이나 업황에 따른 개별 이슈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있다.
실제로 외국인들이 적극 매수에 나섰던 지난 이틀간 순매도 상위 종목들 역시 대형주들이었다. 지난 26일부터 27일까지 외국인들은 NAVER를 1037억원어치 팔아치우며 순매도 1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또 SK하이닉스(302억원)와 삼성중공업(185억원), 호텔신라(168억원), 삼성전기(168억원) 등도 집중 매도했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은 “주가수익비율(PER)이 높아 가격 측면에서 접근 부담이 큰 종목보다 주요 국가들이 경기부양책을 실시할 경우 수혜가 기대되고, 경기 개선 시 이익모멘텀 확대가 예상되는 경기민감 대형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