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김중수 총재의 퇴임을 나흘 앞둔 시점에서 주택금융공사의 주택저당증권(MBS)을 매매하는 방안을 최종 의결했다.
한은이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에 맞춰 내놓은 이 방안은 중앙은행의 발권력이 동원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었다. 최근에는 금통위 내부에서 가계부채 감축에 역행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와 논의 과정에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특히 이를 두고 김중수 총재와 이주열 차기 한은 총재 간 입장이 극명하게 엇갈리면서 논란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28일 한은에 따르면 오는 6월 2일부터 주금공의 MBS가 공개시장조작(환매조건부매매) 대상증권에 포함된다. 앞서 한은은 가계부채 구조개선 촉진방안으로 주금공 MBS를 공개시장조작 대상증권에 포함시키는 내용과 함께 오는 2017년까지 주금공에 4000만원을 출자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일각에서는 중앙은행이 통화채가 아닌 MBS와 같은 특정 금융상품을 매매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대해 금통위는 “한은은 주금공 MBS를 금융기관과의 환매조건부매매 거래 시 담보증권으로만 활용할 뿐 직접 매입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한은의 발권력 동원과는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앞서 김 총재도 지난 13일 금통위 본회의 직후 가진 브리핑에서 “발권력 논란은 너무 나간 이야기”라며 “금통위에서 판단해서 적절한 결정을 내리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내달 취임하는 이주열 차기 한은 총재는 주금공 MBS의 공개시장조작 대상증권에 포함한 것과 관련해 정반대 입장이다. 이 차기 총재는 주금공의 MBS를 매매하는 방안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19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중앙은행이 재정 역할을 대신하는 것은 논란이 많이 있다”며 “중앙은행은 재정역할을 하지 말라고 따로 떼어놓은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