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통상은 '일주일 공부거리'라고? -김희준 정치경제부 기자

입력 2014-03-28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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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은 일주일만 공부하면 마스터할 수 있다. 어려운 것이 아니다.”

최근 통상당국 고위 관계자의 말이다. 외교부에 소속돼 있던 통상당국은 지난해 3월 산업통상자원부라는 이름으로 귀속돼 1년을 보냈다. 하지만 산업부 내부에서 통상부서로 넘어온 고위공직자의 이같은 발언에선 좁혀지지 않은 통상과 산업정책의 괴리가 느껴진다.

외교부 관계자 또한 이같은 발언에 “자유무역협정(FTA) 등 민감한 사안에서 다양한 이해와 지식, 경험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는 과장된 설명”이라며 씁쓸한 웃음이다. 이같은 헤프닝은 산업부가 통상을 받아들인 지 1년이 지났지만 통상정책을 생각하는 마인드 자체가 ‘일주일짜리 공부’에 불과했다는 방증이다.

이같은 주먹구구식 통상 마인드는 통상정책의 수장도 벗어나지 못하는 모양새다.

지난 24일 최경림 통상차관보는 통상정책에 대한 정례브리핑을 통해 지난 1년간 통상정책의 성과를 술회했다. 특히 FTA, TPP 등 다양한 통상 현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를 소화할 통상인력이 부족하지 않냐는 우려에 최 차관보는 외국과 비교해서는 통상협상 관련 인력이 숫자가 적은 것이 아니며 통상협상 인력은 다른 나라에 비해 많은 인력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이어 다른 나라와의 통상인력 수치를 비교한 자료제공 여부에는 함구했다. 실수로 누락했나 싶어 관련부서 관계자에게 요청하니 수시간 뒤에 그같은 비교자료는 없고 제공하기도 어렵다는 답신만 돌아왔다. 통상부처에도 관련 자료가 없다면 정례 브리핑에서 발표한 최 차관보의 발언은 개인적인 근거에 기인했거나 임기응변식 발언에 불과하다.

산업부의 통상인력 누출과 부족에 대한 우려가 수차례 여론을 통해 지적됐다는 점과 우리 통상인력의 현주소를 파악할 수 있는 비교자료도 없다는 점은 차치하고라도 근거를 찾을 수 없는 차관보의 발언은 일말의 불안감마저 야기한다. 통상은 일주일 공부 거리라는 당국자와 객관적 근거를 찾을 수 없는 발언을 한 차관보 모두 수출입 사업과 농식품, 이와 관련된 기업과 농민들의 득실을 책임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국가간의 통상협약에선 임기응변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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