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 ‘아베노믹스’에 힘입어 상승세를 달리던 일본 증시가 이달 들어 주간 기준으로 1987년 이후 최대 자금 이탈로 최악의 슬럼프가 시작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고 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지난해 51% 급등한 일본의 토픽스 지수는 올 1분기 8.9% 하락해 홍콩 다음으로 최악의 실적을 낸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외국인 투자금이 3월 들어 한 주에만 9750억 엔 규모의 일본 주식을 처분해 1987년 이후 가장 최대 자금이 일본 증시를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이암 이와마 히사시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일본 증시로서는) 불행하고 슬픈 상황”이라면서 “올 상반기 도쿄 증시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경제 둔화와 크림반도 사태, 미국의 금리 인상 전망 등 대외 악재도 문제지만 그보다는 그간 낮게 유지되던 엔화가 강세로 반전하는 것과 내달 1일 발효되는 소비세 인상이 일본 증시에 더 큰 충격을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BNP 파리바 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의 기요카와 겐토쿠는 “소비세 인상에 대한 투자자 불안이 애초 예상보다 더 크다”고 말했다.
세이손 애셋 매니지먼트의 세시모 테츠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일본은행(BOJ)이 (계속)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시장이 계속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면서 “아베노믹스에 대한 실망감이 갈수록 커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BOJ는 내달 7∼8일 통화정책회의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