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를 일궈낸 런정페이 화웨이 설립자 겸 회장이 자사를 독일 럭셔리자동차업체 BMW에 비유해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의 1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런 회장은 최근 발표된 회사 연례보고서에서 화웨이의 현재 위치가 테슬라의 도전에 직면한 BMW와 흡사하다고 분석했다.
테슬라는 미국 업체로 럭셔리 세단 모델S로 전기 자동차 시장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킨 회사.
런 회장은 “BMW가 테슬라의 민첩한 속도를 따라갈 수 있을까. 이는 화웨이에서도 논쟁거리가 됐던 이슈”라며 “대부분의 사람은 테슬라의 차량이 파괴적인 혁신을 통해 가는 BMW를 능가할 것으로 본다. 그러나 BMW가 혁신에 열려 있다면 게임에서 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화웨이는 BMW와 마찬가지로 대기업이고, 우리는 파괴적 혁신과 함께 빠르게 변화하는 정보화 사회에 살고 있다”며 “우리가 계속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인정하든 하지 않든 이는 우리 앞에 놓인 질문”이라고 강조했다. 끊임없는 혁신의 중요성을 역설한 것이다.
런 회장은 공개석상에 잘 모습을 보이지 않기 때문에 회사 연례보고서는 화웨이와 산업 전반에 대한 그의 비전을 알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 중 하나라고 WSJ는 전했다.
그는 지난 1987년 화웨이를 설립했다. 초기에 화웨이는 통신장비 판매 에이전트에 불과했으나 자체적으로 제품을 개발하고 해외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해 현재는 스웨덴의 에릭슨에 이어 세계 2위 통신장비업체로 군림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화웨이의 통신장비가 도ㆍ감청에 활용되는 등 안보에 해가 될 수 있다는 이유로 여러 차례 회사의 미국 진출을 막았다. 그러나 런 회장은 미국의 긍정적인 면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의 힘을 깨달아야 한다”며 “미국은 지적 재산권의 확실한 보장과 개인 권리 보호 등 월등한 시스템을 갖고 있어 세계 최고 인재를 끌어들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