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뉴욕증권거래소(NYSE) 객장의 시장조성(Market making) 사업부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는 전자거래 활성화에 오프라인 주식 매매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다는 평가다.
FT는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골드만삭스가 NYSE에서 주식 매수자와 매도자를 연결해주는 주식 트레이딩 사업부인 ‘스피어, 리즈&켈로그’의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전자거래 활성화에 객장 매매 방식이 큰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골드만삭스는 지난 2000년 NYSE 장내거래에서 영향력 있는 업체 중 하나였던 스피어, 리즈&켈로그를 65억 달러(약 6조8700억원)에 주고 사들였다. 그러나 스피어, 리즈&켈로그의 사업 규모와 수익성은 크게 줄어들었다. 현재 전문가들은 이 사업부의 자산 가치를 3000만 달러 미만으로 보고 있다.
1896년부터 시작된 NYSE의 객장은 월가의 상징과도 같았다. 객장을 가득 메운 트레이더와 브로커, 보조 인력들이 한데 모여 주식 거래 주문에 한꺼번에 참여해 북적대는 것은 미국 자본주의의 상징이었다. 특히 ‘스페셜리스트’로 불리는 객장 조성업체들은 장 거래가 시작할 때부터 장 마감까지 NYSE에 상장된 수천 개의 종목의 주식 거래를 운영하는 등 NYSE 객장의 핵심 업무를 담당했다. 이 때문에 이들 시장조성 업체들이 개별종목의 유동성을 수혈한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나 최근 10년간 NYSE의 객장거래가 온라인 거래에 크게 잠식되면서 몇 년 전부터 영업장 내 활기가 사그라지게 됐다고 FT는 전했다. 실제로 미국 전체 주식거래에서 NYSE가 차지하는 비중은 10년 전의 70%에서 현재 12%로 급감했다. NYSE 외에도 여러 주식거래 장터가 생긴 데다 전자 매매 중심의 나스닥과 BATS 글로벌마켓 등 라이벌 주식거래소들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NYSE의 주식거래 점유율을 크게 잠식하고 있다.
현재 NYSE도 객장 매매와 전자 매매의 두 가지 방식을 모두 채택하고 있다.
사업부 매각과 관련해 NYSE와 골드만삭스는 답변을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