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家 형제 갈등, 이번엔 '형의 반격'

입력 2014-04-02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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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회장, ‘주식매각 이행’ 맞소송

그동안 시종일관 침묵으로 일관했던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반격에 나섰다. 수년간 동생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형을 상대로 20건에 달하는 소송ㆍ이의를 제기하는 등 형제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형이 맞소송을 제기한 것. 금호석유화학이 지난달 27일 아시아나항공 주주총회 결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며 가처분을 신청하자 맞대응을 한 셈이다.

박삼구 회장이 이끄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은 1일 박 회장의 금호석유화학을 상대로 ‘아시아나항공 주식 2459만3400주(12.6%)을 금호산업에 매각하라’는 주식매각 이행청구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아시아나항공 2대 주주다.

박삼구 회장과 박찬구 회장은 2010년 2월 동생의 요청에 의해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 계열의 분리ㆍ독립경영을 선언했다. 당시 양측은 박삼구 회장이 소유하고 있는 금호석유화학 주식과 금호석유화학이 보유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주식 등 상호보유주식을 완전 매각해 계열분리하기로 채권단과 합의했다.

합의 사항에 따라 박삼구 회장은 2010년 3월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고 이듬해 11월에는 박회장 가계가 보유한 금호석유화학 주식을 완전 매각했다. 반면 박찬구 회장은 2010년 2월 이후 석유화학계열을 분리, 독립경영하고 있으면서도 금호석유화학을 통해 아시아나항공 주식을 계속 보유하고 있다. 박찬구 회장 측은 주식을 팔 이유가 현재로서는 없다는 이유를 들며 매각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에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주식매각 이행청구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그 동안 수 차례 채권단의 주식매각 합의이행 요청에도 불구하고 아시아나항공 주식을 매각하기로 한 합의사항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소송을 통해 금호석유화학이 아시아나항공 보유 주식을 매각, 완전한 계열분리를 실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삼구 회장과 박찬구 회장은 2010년 그룹 계열분리 이후 끊임없이 경영권 다툼을 벌여왔다. 박찬구 회장은 금호석유화학이 아시아나항공의 2대 주주라는 이유로 형의 그룹 경영에 제동을 걸었다. 앞서 지난달 27일 금호석유화학은 아시아나항공 주주총회 직후 “박삼구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반대한다. 아시아나항공의 금호산업 매각방식은 ‘진성매각(True Sale)’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며 주총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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