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윤 금융위원장은 통일경제 시스템 구축을 위한 금융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북한경제 재건 지원 관련 비용 최소화 및 효과 극대화를 위한 다양한 재원조달 방식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신 위원장은 지난 1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한·영 금융협력포럼’에서 “한반도 통일은 한국경제의 구조적 문제인 저성장·저물가·저고용·저출산·고령화 등 4저(低)1고(高) 현상을 일거에 해소할 수 있어 퀀텀리프의 디딤돌이 될 것”이라며“향후 원활한 통일경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금융부문의 역할이 긴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이 기반이 되는 창조경제 육성을 위한 금융의 새로운 역할 정립을 강조한 한편 1980년대 영국의 금융 빅뱅(Big Bang)처럼 금융권 영업 관련 규제를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하는 등 복잡하고 낡은 규제를 전면 재정비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아울러 위안화 허브 선점이 한국 금융산업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한국을 위안화 허브로 만드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성공하기만 한다면 한국의 금융산업을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는 과제”라며“이번 포럼에서 논의한 내용들은 향후 한국 금융산업 발전의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토론에서 참석자들은 한국이 지리적 우위, 대중 최대 교역국이라는 이점에도 불구하고 위안화 허브 선점을 위한 경쟁에 소극적인 탓에 위안화 국제화의 과실을 누리지 못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금융기관의 전문가들은 “한국은 홍콩·런던과 같은 금융중심의 위안화 허브보다는 우선 무역거래 등 실물에 기반한 위안화 허브를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위안화 무역결제 활성화를 위해 위안화 청산은행 지정, 위안화 적격기관투자가(RQFII) 지정, 원·위안화 선물시장 개설 등에 대해 중국정부와 적극 협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에 금융위는 관계기관 협력을 통해 실행가능한 전략을 강구하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위안화 국제화 흐름에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이와 함께 제3국 공동진출 등에 대해서는 한국과 영국이 신시장 공동진출시 상호 강점을 공유·활용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공감대를 형성한 한편 양 금융당국은 정리제도 개선(영국측 제안)과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우리측 제안) 관련 제도 및 감독 경험을 공유했다.
신 위원장은 이번 영국 방문시의 논의 결과를 토대로 금융부문에서 통화제도 개편, 환율제도 마련, 금융인프라 정비, 북한경제 재건지원 등 4대 제도개편 분야에 대한 세밀한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