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처에 고위직 물갈이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다. 해양수산부 1급 간부들이 대거 일괄사표를 제출한 가운데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 등의 고위 공무원 인사도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데 따른 것이다. 박근혜 정부 출범 2년차를 맞아 인사적체를 해소하고 관가 분위기 쇄신을 통해 공직 개혁에 드라이브를 걸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2일 세종 관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 보건복지부, 해양수산부 등 각 경제 부처는 최근 대거 1급 간부의 사표를 받는 등 고위공무원단 인사작업에 착수했다.
우선 최근 해수부 1급 5명 전원이 2주 전 이주영 장관에게 일괄적으로 사의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까지 인사 규모는 정해진 바 없지만 1~3명 정도의 1급 간부가 교체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박근혜 정부에서 부활한 해수부가 새로 출범한 이후 지난 1년간 실·국장급 인사가 없었다는 점어다. 실·국장급 인사가 단행될 경우 과장급 인사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 이번 1급들의 사의 표명이 조직 개편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정부부처 한 관계자는 “행정 부처의 1급 실장 자리는 정무적인 성격이 강해 정부 출범기나 장관 취임기에는 교체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일부 장·차관에 대한 개각설이 다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가운데 장·차관이 바뀌지 않은 부처는 1급 일부에 대한 인사가 단행될 전망이다. 기재부도 그동안 인사 정체에 몸살을 앓은 만큼 대폭적인 고위직 물갈이 인사가 예고되고 있다. 특히 지난달 대규모 과장급 인사가 마무리 돼 1급 인사는 정해진 수순이라는 분석이다.
이미 기재부는 지난 정부 시절 청와대 산하 미래기획위원회 등에 파견됐다가 위원회가 폐지돼 대기중이던 1급 3명으로부터 사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2명 정도에 대한 인사가 단행될 것이 유력해 보인다. 여기에 본부 차관보급 인사 1~2명도 교체 물망에 올랐으며 2급 이상 국장급 중 일부는 외부 기관이나 타 부처 1급으로 자리를 옮기는 작업도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이미 1급 인사 분위기가 무르익었다”면서도 “인사 폭을 예단하기는 아직 어렵다”고 전했다.
보건복지부 역시 올해 초부터 기획조정실장, 보건의료정책실장, 사회복지정책실장, 인구정책실장 등 1급에 대한 인사 얘기가 나왔다. 하지만 최근 기초연금, 의협 집단휴진 등 현안이 산적해 현재까지 지연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는 지난달 과장급 인사를 먼저 단행했다.
이날 기초연금 정부안의 국회 늑장 처리 등에 대한 ‘문책성’으로 복지부 1급 인사들에게 일괄 사표를 받았다는 언론보도가 나오긴 했지만 복지부는 “사실과 다르다”는 공식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이밖에도 국토교통부도 이달 중순경 실국장급 인사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으며 최근 수장이 바뀐 한국은행과 안전행정부도 1급 인사가 예고돼 관가의 고위직 인사태풍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