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호 前국정원장 발언 논란 "법원·검찰·언론에 北공작원 침투"

입력 2014-04-02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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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조작은 애국심 때문, 그럴 수 있다...검찰 국익수사 신중해야"

이명박 정부 초대 국가정보원장을 기낸 김성호 전 원장의 발언이 논란을 낳고 있다.

김 전 원장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혁신연대모임' 초청 강연에서 신분세탁을 해 활동하는 북한의 대남공작원이 국회, 법원, 검찰, 언론 등에 다수 침투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내란음모 혐의로 구석기소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을 들며 "실제 한 분이 구속돼 있으니 국회에도 진출하지 않았냐"고 말했다.

이어 그는 "거기뿐만 아니라 법원도 있고, 여러분도 다 느낌이 있을 것"이라며 "검찰에도 없다고 말하기 어렵고, 언론기관에도 침투했다. (이것이) '공산주의 진지론'"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조작과 관련해서는 "저는 지금도 (국정원이) 위조라는 걸 알았다고 믿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애국심 강한 직원들이 그랬을 리 없다고 믿지만 어쨌든 너무 애국심이 강해 그렇게 할 수도 있다. 처벌받을 각오를 하니까 그렇게 하는 것. 원래 정보원의 신세가 그렇다"라며 국정원을 옹호했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을 향해서도 "국익에 관한 수사는 신중했으면 하고 자제력을 가져야 한다"며 "검찰이 변했다"고 한 뒤 현재의 수사 방향을 '통제불능의 터미네이터'라고 표현했다. 간첩사건 피고인인 유우성씨에 대해서는 "분명히 간첩이라고 볼만한 증거가 있다"고 단정했으며 유 씨의 변호를 맡은 민변을 향해서는 "마치 (북한의) 하수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지난해 진행된 국정원 개혁 논의에 대해 김 전 원장은 "제가 받은 인상은 북한 당국자들이 국회에 앉아 있는 것 같았다"며 "수사권 폐지, 예산 공개 등을 요구했는데 그대로 다 된 게 아니라 다행이지만 그 이야기는 김정은 책상 앞에 (국정원 정보를) 갖다 놓겠다는 것으로 북한과 그 추종세력만 좋아한다"고 말해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김 전 원장 강연 이후 의원들과의 질의응답이 이어졌지만 혁신연대모임 간사인 하태경 의원은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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