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선이 지난달 말 이후 발행주식의 10%에 달하는 전환사채(CB)의 물량 공습이 재개됨으로써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기관들의 차익실현 매물과 맞물린 CB 주식 전환 물량으로 연초에 나타났던 약세 흐름이 재현될 개연성이 있기 때문이다.
16일 금융감독원 및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대한전선은 지난해 9월28일 유로시장을 통해 1억6000만달러(발행당시 환율 및 수수료 차감 기준 한화 1648억원) 규모의 128회차 해외 전환사채(하단 대한전선 전환사채 발행현황표 참조)를 발행했다.
발행 후 한달 뒤부터 주당 1만8188원에 주식으로 전환 가능(종료일 2008년 월 14일)했던 이 CB는 지난해 11월 344만6698주를 시작으로 12월 56만9080주, 올 1월 54만6430주의 주식으로 전환되고 449만7381주가 주식전환 가능물량으로 남아있던 상태였다.
그러나 지난달 CB 보유자들의 전환청구권 행사로 2개월여 만인 지난달 28일 42만3273주, 지난 11일 7만781주 등이 새롭게 상장됐다. 게다가 오는 17일에 또 53만7939주가 추가 상장되는 등 CB 물량 공습이 재개되고 있는 것이다.
주가 희석화는 물론 향후 유통물량 증가에 따른 주가 하락의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투자자들로서는 유념해야 할 대목이다.
또 앞으로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CB 잔여물량도 346만5838주로 현 대한전선 발행주식(4559만4201주)의 8.9%에 달하는 적지 않은 규모다.
특히 대한전선 CB 물량의 여파는 연초 주가 흐름을 보면 보다 자명해진다. 지난해말 2만5850원(종가기준)을 기록했던 대한전선 주가는 CB가 잇따라 주식으로 전환되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기관 차익실현 매물까지 쏟아지며 지난 2월8일 1만6500원까지 밀리며 지난 3월까지 2만원을 밑도는 흐름이 이어졌다.
이후 지난달 들어 기관들의 순매수가 이어지며 다소 상승세를 타는 모습이지만 지난 15일 현재 주가는 2만300원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21.4% 낮은 수준에 머물러있다.
서진희 SK증권 연구위원은 “대한전선은 높은 보유자산 가치 등으로 중장기 상승 여력이 충분한 편”이라며 “다만 CB 물량이 대기하고 있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