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복지3법·원자력법” vs 민주 “특권내려놓기·방송법”

입력 2014-04-04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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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임시국회, ‘경제’ 중장기 이슈 접고 복지-권력개혁 놓고 충돌

여야가 4월 임시국회 법안심사에 앞서 각각 우선추진 법안을 선정하며 기싸움에 돌입했다. 지난 2월 국회 때만해도 치열하게 다퉈온 경제활성화와 경제민주화 이슈 대신 새누리당은 복지법안을, 새정치민주연합은 권력개혁 법안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6·4지방선거가 두 달여 앞으로 바짝 다가오면서 중장기적으로 끌고 갈 수밖에 없는 경제관련 법안보다 선거용으로 당장 눈길을 끌 수 있는 현실적 방안을 찾은 것으로 해석된다.

새누리당은 기초연금법을 비롯해 장애인연금법, 국민기초생활보장법 등 이른바 ‘복지3법’을 전면에 세웠다. 특히 기초연금법은 7월부터 연금지급 시행을 예고한 만큼 오는 16일 본회의에서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장애인연금법과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주요 법안으로 꼽은 건 법이 시행됐을 때 당사자가 곧바로 체감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네덜란드 헤이그 핵안보정상회의 참석 전 처리하려다 실패한 원자력방호방재법과 한미방위비분담협정 비준동의안을 다시 추진키로 했다. 25일께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방한이 예정돼 있어 가급적 그 전에 통과시켜 박 대통령에 힘을 실어준다는 계획이다. 여기에는 최근 북한의 잇단 도발행각으로 안보이슈가 급부상하고 있어 시기적으로도 적절하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새누리당은 이밖에 2월 국회 때 처리가 무산된 단말기유통법과 북한인권법 등을 우선추진법안 명단에 올려놨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54개 최우선추진법안을 선정하면서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법안’을 가장 앞에 배치했다. ‘새정치’를 표방하며 통합신당을 창당한 만큼 그에 걸맞은 입법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특권 내려놓기 방안엔 △국민소환제 △출판기념회 투명화 △외교활동 투명화 △선물 및 향응 규제 강화 △징계수준 강화 △활동비 공개 △경조사 관련 규제 강화 △의회윤리감독위원회 설치 △의회세비심사위원회 설치 △국회 윤리위원회 개편 등이 담겨 있다.

새정치연합은 또 원자력방호방재법과 연계해 온 방송법과 도서구입비 세액공제, 대출세금 부담 경감, 전월세 상한제, 의료공공성 강화 등 생활밀착형 민생법안을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여야가 각각 추진하려는 법안은 성격과 내용이 확연히 다르기도 하지만 민감한 부분 역시 많아 법안심사 과정에서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무엇보다 임시회 자체가 ‘선거 전초전’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아 서로 간에 양보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다만 ‘개인정보보호 강화법’의 경우 카드사의 대량정보유출 사건 이후 국민 불안이 커진 점을 감안해 여야 모두 우선추진법안으로 분류하고 있어 다소 진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운영위원회 관계자는 “이번 국회는 선거기간과 겹쳐 실제 법안을 심사할 수 있는 기간이 길지 않아 최소한의 시급한 법안을 우선 처리하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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