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애, 성공비결은 연기력 아닌 이미지?[배국남의 스타성공학]

입력 2014-04-04 10:20 수정 2014-04-04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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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친절한 금자씨’ 후 활동 없지만…꾸준한 CF 출연으로 대중에 계속 기억

“이영애가 출연하지 않으면 ‘대장금2’는 무의미하다.” MBC가 최근 올 10월 ‘대장금2’ 방송 계획을 밝히면서 나온 국내외 수많은 시청자들의 의견이다.

2005년 영화 ‘친절한 금자씨’ 이후 이영애는 작품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시청자를 비롯한 대중은 이영애가 끊임없이 작품 활동을 하는 것처럼 생각한다. 이영애가 드라마나 영화 작품 활동을 하지 않은 지 오래됐지만 각종 CF에는 끊임없이 출연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타 이영애의 성공 키워드를 읽는 중요한 두 모습이다. 이영애는 톱스타다. 이영애는 연기자로서 드라마, 영화 등 1차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기도 했지만 광고 등 2차 시장에서의 성공이 훨씬 강력하다. 연기자의 2차 시장인 광고에서의 성공이 톱스타로서의 입지를 굳혀 줬고 이것이 드라마나 영화의 성공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성공지표인 연예인의 스타화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연기력이나 가창력 등 연예인으로서의 본질적 실력과 대중과 시대를 관통하는 이미지 창출이다. 연기력이나 가창력 등 실력이 뒤지더라도 대중이 선호하는 이미지 창출만 잘해도 스타가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스타-이미지와 기호’의 리처드 다이어는 “스타와 관련된 것들은 본질적으로 이미지다. 하나의 스타 이미지는 홍보, 광고, 영화(드라마) 그리고 주석·비평으로 묶일 수 있는 미디어 텍스트들에 의해 구축된다”고 했고 ‘스타’의 애드가 모랭은 “스타는 사실 스크린상의 자신의 분신에 의해 주관적으로 결정된다. 스타는 아무 것도 아니다. 왜냐하면 그의 이미지가 전부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스타가 전부다. 왜냐하면 스타 역시 그 이미지이기 때문이다”고 했다. 이영애는 바로 실력보다는 대중과 시대가 찾는 이미지를 잘 표출해 대중 스타로 섰을 뿐만 아니라 그녀의 이미지는 강력한 경쟁력의 무기가 됐다.

14세 때 잡지모델로 나선 바 있고 1990년 오리온 투유 초콜릿 광고를 통해 본격적 연예활동에 돌입한 이영애는 1993년 SBS 드라마 ‘댁의 남편은 어떠십니까’로 연기자로서 대중과 만났다. 이후 ‘사랑과 결혼’ ‘의가형제’ ‘내가 사는 이유’ ‘애드버킷’ ‘초대’ ‘불꽃’ 등의 드라마와 ‘인샬라’ ‘공동경비구역JSA’ ‘선물’ ‘봄날은 간다’ ‘친절한 금자씨’ 등 영화를 통해 존재감을 높이며 인기를 쌓았다.

이영애의 가장 큰 성공 비결은 광고를 통한 대중이 선호하는 이미지 창출이다. 이영애는 그가 출연한 화장품의 ‘산소같은 여자’라는 광고 카피처럼 1990년대 여자 연예인의 스타화의 첩경인 청순한 이미지의 대표주자로 자리 잡으면서 대중, 특히 남성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화장품, 의류, 가전제품 등 다양한 제품의 광고 모델로 나서면서도 일관되게 청순하고 맑은 이미지 그리고 지적이고 단아한 이미지를 굳건하게 쌓아 나갔다. 대중은 이영애의 광고로 축성된 이미지에 환호를 보냈다. 이영애에게 광고는 성공을 가져다 주는 이미지의 조형제 역할을 했을 뿐만 아니라 막대한 수입을 올려주는 역할을 했다. 그리고 드라마와 영화의 주연 캐스팅으로 이어지게 만드는 원동력이었다.

연기자로서 이영애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캐릭터의 분석력에서부터 대사와 표정, 액션 연기를 통한 캐릭터의 표출력은 적지 않은 문제점을 노출시켰다. 감정의 결을 살리지 못하는 대사연기에서부터 단선적 표정 및 액션 연기는 톱스타 이영애의 한계였다.

연기력 문제는 그녀에게 성공을 가져다 준 광고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광고에서 조형한 이미지를 유지하는 단선적인캐릭터를 주로 맡다 보니 연기의 세기나 문양이 매우 단조로웠다. 다양한 성격의 캐릭터 소화를 통한 연기 스펙트럼의 확장에 한계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물론 이영애가 술집 작부 등 파격적 캐릭터 연기에 도전했지만 연기력과 캐릭터 소화력에 문제만을 노출시켰다. 이영애가 술집 작부로 출연한 ‘내가 사는 이유’의 작가 노희경은 “이영애는 엄청난 노력을 하는 연기자다. 이영애를 관통하는 순수한 이미지가 너무 강해 이 이미지와 상반된 캐릭터 연기가 어색한 부분이 있었다”고 드라마 방송 당시 말한 바 있다.

연기자로서 이영애의 모습을 극명하게 드러내 주는 것이 드라마 ‘대장금’과 영화 ‘친절한 금자씨’다. 그녀가 국내 스타뿐만 아니라 한류 스타로 우뚝 서게 한 작품이 바로 2003년 방송된 ‘대장금’이다. ‘대장금’은 이영애의 기존의 이미지를 캐릭터에 잘 살려 시청자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반면 스타 감독 박찬욱의 영화 ‘친절한 금자씨’는 이영애의 기존 이미지와 사뭇 다른 파격적 면모를 보였으나 캐릭터와 연기가 따로 놀고 배우 이영애의 기존 이미지가 캐릭터를 압도하는 부분이 역력하게 드러나 배우로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톱스타 이영애는 광고를 통한 대중이 선호하는 이미지 창출로 인해 성공을 거뒀고 작품에선 연기로 호평을 이끌어내지 못했지만 톱스타로서 사생활과 이미지 관리를 철저히 해 성공시대를 굳건하게 지켜 나가고 있다.

‘대장금’의 이병훈 PD는 “이영애는 현대극보다 비교가 안 될 만큼 힘든 사극, 그것도 54부가 6개월이 넘게 방송되는 상황에서 제작현장에 단 한 번도 지각한 적이 없고 스태프와 동료 연기자들에게 단 한 번도 짜증 내지 않고 웃음으로 대했다. 철저한 준비와 노력 그리고 초인적인 절제를 보였다”며 이영애를 최고의 배우로 꼽는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윤석호 PD는 “이영애는 ‘은비령’ ‘초대’를 함께 했는데 성향이 나랑 비슷하고 조용조용하면서도 성실히 준비하고 삶조차도 신비감이 드는 스타다. 함께 작업하며 연기자의 좋은 면, 나쁜 면 그리고 일상적 부분을 보면 연예인으로서나 스타로서의 신비감은 사라지는데 이영애는 신비한 스타로서의 면모를 유지한다. 그것은 이영애만의 매력이자 경쟁력이다”고 말했다. 두 스타 PD의 말에서 이영애가 왜 톱스타로 성공했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대장금2’에 이영애가 출연한다면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그리고 오랜만에 컴백하는 스타 연기자로서 어떤 성공의 문양을 그려 나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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