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그룹 지배구조 대해부] 정몽구 회장, 현대車 5.17% 보유 주력사 장악

입력 2014-04-0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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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차-제철-모비스로 순환출자… 강판-모듈-완성차 ‘수직계열화’

현대자동차그룹은 국내를 대표하는 자동차그룹이다. 지난 30년 동안 자산총액 기준 우리나라 톱2를 고수하고 있는데, 이 기간 10대 그룹 중 남아있는 곳은 현대차를 비롯해 삼성, LG, 한진뿐이다. 현대자동차는 1967년 설립됐으며 현대그룹 계열사에서 분리·독립한 때는 2000년이다. 설립 10년 만인 1976년 최초의 한국형 승용차 ‘포니’를 시판하며 국내 자동차 역사에 획을 그었다.‘포니’는 국산화율이 90%였던 최초의 국산 고유 모델로, 1989년 단일차종(후에 엑셀로 변경) 수출 누계 100만대를 돌파했다. 현대차그룹은 1990년대 이후 외형을 키우며 명실상부 국내 1위 자동차 메이커로 자리매김했고, 1998년 외환 위기 당시 부도난 기아차를 인수해 국내 자동차 생산의 70~80%를 장악했다. 현대차그룹은 2000년대 이후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로 우뚝 선다. 독자 그룹 출범 후 1년 만인 2001년 현대차와 기아차의 생산량 합계는 세계 9위에 올랐고, 2010년 말 글로벌 5위에 진입하는 신화를 썼다.

◇정몽구 회장 최대주주… 현대차 중심축 = 현대자동차그룹은 현대차를 주축으로 각 계열사들이 상호ㆍ순환출자를 이루고 있다. 그룹은 크게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건설로 나뉘는데, 주력사는 단연 현대차다. 정 회장과 장남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건설을 제외한 나머지 회사의 지분을 갖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현대그룹에서 독립한 뒤 세계 시장을 공략하는 데 성공한 비결은 정몽구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이 꼽힌다. 정 회장은 1970년 현대건설에 입사한 뒤 1973년 현대차 이사로 옮겨 자동차 사업에서 잔뼈가 굵은 경영인이다. 2011년 말 현재 정 회장은 현대차 지분 5.17%와 현대모비스 지분 6.96%, 현대제철 지분 11.8% 등 주력회사의 개인최대주주로 소유 및 경영권을 갖고 있다.

현대차는 현대글로비스(4.88%), 기아자동차(33.88%), 현대건설(8.73%), 현대위아(26.79%), 현대하이스코(29.4%), 현대엔지비(53.66%), 현대케피코(100%), 현대캐피탈(56.47%), 현대오트론(60%), 현대오토에버(29.9%), 현대카드(31.52%), 현대커머셜(50%), 현대파워텍(37.58%), 현대다이모스(47.37%), 해비치컨트리클럽(30%), 현대엠엔소프트(31.84%), HMC투자증권(26.27%), 전북현대모터스FC(100%), 현대로템(43.36%)을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다. 이 중 최근 2년 동안 지분율이 늘어난 계열사는 현대하이스코(26.13%→29.4%)와 현대케피코(50%→100%)이다. 반면 현대오트론(100%→ 60%), 현대위아(33.33%→26.79%), 현대로템(57.4%→43.36%) 등은 지분율이 감소했다.

현대차 지배구조의 핵심은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현대제철→현대모비스→현대자동차로 이어지는 순환출자에 있다.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은 이들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 계열사뿐 아니라 그룹 전반을 지배하고 있다. 오너 일가가 지분을 소유한 계열사를 보면 특징이 발견된다.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은 주력사 지분을, 딸과 사위는 금융 및 교육 계열사 지분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먼저 현대글로비스는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이 각각 11.51%씩 보유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정 회장이 6.96%, 현대제철도 정 회장이 12.52%를 소유하고 있다.

기아차는 정 부회장 지분이 1.74%에 불과하지만 배당금은 49억3272만원에 이른다. 작년까지만 해도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은 현대엠코 지분을 각각 10%, 25.06% 보유했지만 현대엠코가 현대엔지니어링과 합병하면서 지분율도 줄었다.

특히 이노션, 서림개발, 종로학평, 입시연구사 등의 계열사는 사실상 오너 일가가 소유한 회사로, 그룹 내 지배구조에서 벗어나 있다. 이노션은 정 회장이 보유한 지분 10%를 매각하고 현대차정몽구재단이 10%를 가져 갔으며, 정 부회장 40%, 정성이 이노션 고문이 40%를 소유하고 있다. 서림개발은 정 부회장이 100% 보유한 회사다. 종로학평과 입시연구사는 정 회장의 사위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이사가 지분을 각각 78.33%, 69.11% 갖고 있다.

◇현대제철·현대건설 인수… ‘강판부터 완성차까지’ 수직계열화 = 현대자동차는 현대제철을 인수해 철강산업에 본격 진출했다. 무엇보다 현대제철이 현대차그룹에 들어오면서 ‘강판(현대제철)-자동차 모듈(현대모비스)-완성차(현대·기아차)’로 수직계열화를 구축한 점이 의미 깊다. 현대제철은 그룹 내 계열사들과 다소 복잡한 출자도를 보이고 있다. 우선 정 회장은 현대제철 지분 11.8%를 보유하고 있다. 기아차와 현대차는 각각 19.8%, 7.9%를, 현대하이스코가 2.3%를 갖고 있다. 현대제철은 현대BNG스틸과 현대카드에 각각 41.12%, 5.44%를 출자한 상태다.

2011년에는 현대건설도 현대차그룹 품에 안겼다. 현대건설은 지배구조 상 주력사의 지배를 받고 있으면서도 독자적인 축을 이루고 있다. 현대건설 인수가 갖는 의미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자동차-철강-건설-물류-금융 등으로 이어지는 미래 핵심사업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을 꼽을 수 있다. 특히 현대건설이 현대그룹의 모기업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현대차그룹이 옛 현대그룹의 정통성을 잇는 것이어서 의미가 깊다. 2013 회계연도 기준 현대제철은 현대엔지니어링(72.55%), 현대도시개발(100%), 현대서산농장(84.67%), 현대종합설계사무소(84.79%), 현대건설인재개발(66.67%), 부산정관에너지(56.76%), 현대에너지(49%), 송도랜드마크시티(41.13%), 하떠이알앤씨(51%), 부산파이낸스센터AMC(16.38%), 현대C&I(70%)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이 중 현대 C&I는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스틸산업이 각각 20%, 10% 출자한 상태다.

최근 현대차의 지배구조에 큰 변화가 생겼다. 바로 현대엠코와 현대엔지니어링의 합병이다. 이번 합병으로 현대엠코 법인은 사라지고 현대엔지니어링만 남는다.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은 현대엠코 지분을 각각 10%, 25.96% 보유했지만 합병 후 4.6%, 11.7%로 감소했다. 현대건설과 글로비스 역시 지분율이 38.6%, 11.7%로 줄었다. 이번 합병으로 현대엔지니어링은 업계 종합 8위로 올라섰다.

이번 합병이 노리는 것은 ‘경영권 승계’와‘일감몰아주기 규제 탈피’ 두 가지이다. 먼저 정 부회장은 현재 순환출자 고리에서 보유하고 있는 지분이 기아차 1.7%밖에 없다. 경영권 승계를 위해서는 반드시 현대모비스 지분을 사들여야 하는데 시장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이 그룹 승계를 위한 자금줄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비상장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주식평가액은 현재 3590억원인데 앞으로 상장하거나 현대건설과 추가 합병할 경우 주식평가액은 이보다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현대엠코는 앞으로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에서도 빠진다. 합병 전 현대엠코는 정 부회장과 정 회장의 지분 합계가 35.06%으로 규제 대상이었지만, 합병 후 16.4%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현행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총자산 5조원 이상의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소속 상장사 중 총수 일가가 지분 30% 이상을 보유한 곳, 지분 20% 이상을 가진 비상장사 간의 내부거래를 금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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