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아나운서 보복인사 논란, 전현무 카드로 공영성 스스로 무너뜨려 [김민정의 시스루]

입력 2014-04-06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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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KBS가 바람 잘 날 없다. KBS 수신료 인상과 감사원 감사결과 관련해 시끌벅적하더니 이번에는 일명 ‘보복인사’ 논란이다. KBS의 보복인사 논란이 발생한 지난 3일 오후 ‘KBS 봄 개편설명회’가 있었다. KBS 신관 5층에 위치한 국제회의실에서 전진국 편성본부장을 비롯해 다수의 고위관계자가 자리한 채 ‘봄 개편 설명회’가 진행됐지만, 국제회의실 앞 로비는 행사 시작 전부터 떠들썩했다. KBS 노조가 목소리 높여 MC 교체논란과 납득가지 않는 아나운서 인사에 대해 시위를 하고 나선 것이다.

국제회의실에 들어서는 작은 문을 사이에 두고 한 곳에서는 “개편 설명회는 잔칫날이다. 이를 감안한 질문을 해달라”며 취재진에게 자사 프로그램을 소개하기 바쁜 반면 또 다른 한곳에서는 “제작 자율성 침해, 막장인사”라며 목청이 터져라 불합리한 구조에 대해 거세게 항의했다. 참으로 기이한 광경이 아닐 수 없다.

아나운서 보복인사 논란의 발단은 스포츠 중계 경험이 없는 전현무 KBS 전 아나운서 영입 시도였다. KBS는 ‘2014 브라질 월드컵’ 중계와 관련해 전현무에게 캐스터 제의를 했고, KBS노조의 반발로 인해 KBS의 야심찼던 전현무 영입 계획은 무산됐다. 바로 다음날 아이러니한 사건이 일어났다. KBS 스포츠 중계를 도맡아 온 서기철 조건진 전인석 아나운서가 자신의 전문성과 맞지 않는 부서로 배치된 것이다. 특히 월드컵이라는 큰 스포츠 이벤트를 앞두고 베테랑 아나운서 3인을 마이크를 잡을 수 없는 곳으로 인사배치 했다는 부분에서 논란은 거세게 일었다. ‘기막힌 타이밍’이라는 말이 들어맞는 순간이었다. 이처럼 KBS가 퇴사한 사원이 3년간 프로그램 출연할 수 없는 자사 규정을 어겨가면서 무리수를 두고 ‘보복인사’논란을 겪는 만행을 저지른 이유는 무엇일까.

시청률 선점과 그에 따른 광고 수입, 이슈유발 등 자사 이익을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 보장된 시청률은 엄청난 광고수입의 보증수표가 된다. 앞선 ‘2014소치올림픽’을 살펴보면 MBC는 김성주, SBS는 배성재 등 젊고 패기 넘치는 아나운서를 내세워 깔끔한 진행으로 시청자의 이목을 끌었고 시청률도 승승장구했다.

반면 KBS는 국민MC 강호동을 보조캐스터로 내세웠지만 기대만큼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 같은 부담은 월드컵중계로 이어졌고 결국 전현무라는 카드에 무리수를 두려고했던 것으로 보인다. 공정성을 목이 터져라 시시때때로 울부짖는 KBS가 신뢰도와 공정성을 스스로 짓밟고 말았다. 편법을 써서 자신의 이득을 쟁취하려고 한 KBS는 비판 받아야 마땅하다.

지금도 KBS는 공영방송을 위해 힘쓰겠다며 봄개편 캐치프레이즈도 ‘수신료 가치를 극대화하는 공영성 강화’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한다. 전현무 영입시도와 납득되지 않는 아나운서의 인사가 수신료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KBS의 내부방침이었을까. 명심보감에서 태공이 한 말이 떠오른다. 남의 의심을 살 만한 일을 하지 말라는 뜻을 가진 ‘참외밭에서 신발 끈을 고쳐 매지 말며, 오얏나무 아래에서 갓 끈을 고쳐 매지 말라(과전불납리 이하부정관, 瓜田不納履 李下不整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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