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 3관왕, 부장판사 만취폭행
'고시 3관왕’ 출신 변호사 강모 씨(47)가 8억여원을 가로채 구속됐다. 만취상태에서 술집 종업원과 다투고 출동 경찰관을 폭행한 현직 부장판사도 혐의를 모두 인정해 '기소'가 예정돼 있다. 법조인들이 잇따라 구설수에 오르면서 이들의 위상이 땅에 떨어지고 있다.
6일 관련업계와 서울 수서경찰서 등에 따르면 변호사 강 씨는 경기 고양시 아파트 주민 107명이 공사가 늦어져 입주가 지연됐다며 시행사를 상대로 낸 지체보상금을 가로챘다.
작년 4월에는 증권업계에 종사하는 고향 후배 2명에게 “대형 연예기획사 주식 매각 의뢰를 받았다”며 투자금 명목으로 3억5000만 원을 받은 뒤 돌려주지 않았다.
강 씨는 피해자들의 신고로 지난해 9월 수배자 신세가 됐고 지난달 27일 서울 성동구 옥수동 지인의 아파트에 숨어 있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강 씨는 14년 전 늦깍이 사범시험 합격으로 화제가 됐었다. 1995∼2000년 사법고시와 행정고시, 법원 행정고시를 모두 합격한 고시 3관왕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강 씨는 경찰 조사에서 “개인 용도로 돈을 썼다”며 구체적인 사용처에 대해선 입을 닫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직 부장판사도 경찰에 출두, 공무집행방해죄 등을 인정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같은날 수원지법 안산지원 소속 이모 부장판사(51·연수원25기)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부장판사는 지난달 21일 술집에서 종업원과 다투고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다. 이 부장판사는 지난 5일 오후 변호사와 함께 서울 강남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경찰 조사결과 그는 종업원과 다투고 공무집행을 방해한 사실 모두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부장판사는 "술에 취해서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일행들이 술값을 계산했다고 생각했는데 종업원이 술값을 요구해서 시비가 붙은 것 같다"고 진술했다.
또 "경찰관한테는 손가락으로 삿대질을 하며 안경과 뺨 쪽을 찔렀다"고 인정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고시 3관왕 변호사와 현직 부장판사의 잇따른 범죄와 구설수가 이어지자 법을 집행하고 관여하는 법조인에 대한 실망감과 비난이 온라인이 이어졌다.
네티즌은 "고시 3관왕이면 뭐하고 부장판사면 뭐하나" "고시 3관왕 변호사와 현직 부장판사가 특별한 예인듯, 그렇지 않은 인권변호사들도 많은데" "법을 어기는 부장판사가 판결하면 수긍이 안될 듯" 등의 반응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