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이 쇄신 대책을 내놓은지 이틀만에 또 다시 1조원대 가짜증명서 발급 비리가 터졌다. 국민은행은 대규모 정보 유출과 도쿄지점 비자금 의혹 등에 이어 직원 사문서 위조 사건까지 발생해 총체적 난국에 처하게 됐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KB국민은행은 A지점 이모 팀장은 올해 2월부터 부동산 개발업체 대표 강모씨와 짜고 9709억원 규모의 허위 서류를 발급한 사실을 적발해 지난 4일 검찰에 고발했다.
발급된 확인서는 예금입금증(3600억원·4건), 현금보관증(8억원·8건), 기타 임의확인서(6101억원·10건) 등이다. 이 확인증은 강씨의 예금이 없음에도 9709억원 규모의 자금력이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 줬다.
현재 은행측은 강씨가 투자자를 끌어들일 목적으로 가짜 서류를 발급받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용처를 확인 중이다. 아울러 금감원과 함께 이모 팀장과 강씨 사이에 금품이나 향응이 오갔는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사고로 KB국민은행은 또 다시 위기에 몰렸다. 지난 2일 쇄신안을 마련하고 새롭게 출발하려는 ‘2기 임영록 호(號)’에 걸림돌이 생겼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 모 팀장이 허위 서류 발급을 발급하던 2월은 KB국민은행을 비롯해 KB금융 전 계열사가 쇄신책 마련에 머리를 맞대고 있던 때다. 임직원들이 ‘보여주기’에 급급한 나머지 내부통제에 구멍이 생긴것도 몰랐다는 지적을 피해갈 수 없게 됐다.
악재를 털어내고 이번달 부터‘스토리 금융’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던 이건호 행장의 행보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소매금융에 가장 중요한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국민주택채권 횡령사고로 인해 오는 6월 말까지 청약저축(주택청약종합저축 포함)과 국민주택채권 영업정지를 받은 상황에서 영업력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에 대해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은행의 자금 피해가 없고 추가로 사고가 확대될 가능성은 낮다”며 “향후 허위 확인증 때문에 피해를 보는 고객이 없도록 은행이 자체 적발한 사항을 알린 것이고 앞으로 내부 통제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감원은 동일한 수법이 있을 것으로 보고 전 은행을 대상으로 허위입금증 발부 여부를 점검하라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