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중소기업 대출을 강화하기 위해 시중은행에 관계형 금융을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관계형 금융은 지역 기반이 강점인 상호금융 등에서 주로 활용돼 왔지만, 중소기업의 원활한 금융 지원을 위해 시중은행으로 까지 확대하려는 것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시중은행의 관계형 금융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말부터 ‘관계형 금융 TF(가칭)’를 꾸려 운영 중이다. 금감원 중소기업지원실에서 외부 전문가들에게 연구용역을 맡긴 상태로, 중소기업과 거래하는 은행이 주요 대상이다.
금감원은 연내 도입을 목표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연구가 끝나면 우선 1단계 도입 후 시험·보완하는 방식으로 시중은행에 관계형 금융을 정착시킨다는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시중은행에 관계형 금융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내부에서도 기대가 큰 편”이라며 “문제점이나 개선점을 찾고 서로 상생하자는 차원에서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관계형 금융을 시중은행으로 까지 확대하려는 움직임은 오래전 부터 있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거래규모가 중요한 시중은행들에게 평소 긴밀한 관계를 통해 사전·사후 서비스까지 지원해 주는 관계형 금융으로는 수익 창출이 어렵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시중은행들의 서민금융 활성화 차원에서 이번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최수현 원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 서민과 중소기업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중소기업에 대한 원활한 자금 공급을 위해 관계형 금융을 확산하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중소기업 대출을 활성화하려면 주거래은행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관계형 금융이 밑바탕이 돼야 한다”며 “시중은행에 관계형 금융을 도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거래금융 패러다임을 관계형 금융으로 바꾸는 움직임은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