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기에 30대그룹 상장사 중 최고의 경영성적을 거둬들인 CEO는 누구일까. 본지는 최근 공개된 30대그룹 155개 상장사의 사업보고서를 통해 CEO의 경영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성장성과 수익성, 안정성 부문의 9개 지표를 산출했다. 각 부문별로 보면 성장성 부문은 총자산증가율, 매출액증가율, 영업이익증가율이다. 수익성 부문은 총자본증가율, 매출액순이익률, 수지비율이다. 안정성 부문은 유동비율, 부채비율, 차입금의존도 등이다.
◇박성욱 SK하이닉스 대표
성과 30대그룹 중 최고… 성장·수익·재무 뛰어나
SK하이닉스의 우수한 경영성적은 재무안정성 지표와 주가, 시장점유율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SK하이닉스의 유동비율과 부채비율은 각각 234%와 50.7%다. 차입금의존도도 19%로 기준치인 30%를 크게 밑돌고 있다. 특히 주가는 지난해 초 2만6600원으로 시작해 지난해 말 3만6800원으로 마감해 38%가 상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SK하이닉스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말 현재 D램 부문은 1.9%포인트가 상승한 26.6%, 낸드플래시는 12.8%로 전년 대비 1%포인트가 늘었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대표
이통 점유율 0.6%P↑… 영업이익 3.3배 늘어
◇이영호 롯데푸드 대표이사
원가절감 경쟁력 향상… 신제품 개발도 적극
◇허태수 GS홈쇼핑 대표이사
총자산 11.7% 늘어나고 주가 상승률 200% 뛰고
◇문재철 KT스카이라이프 전 대표
경영성적 3년새 으뜸… 수지비율 84%·부채 13%P↓
재무적인 안정성도 주목할 대목이다. 지난해 말 현재 부채비율은 66.7%로 전년도 79.2%와 비교해 13%포인트가량 낮췄다. 유동비율은 148% 수준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단기채권 상환에 대비할 수 있는 유동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는 지난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새로운 대표이사를 선임하면서 문재철 전 대표이사는 24개월의 임기를 마무리했다.
◇이해선 CJ오쇼핑 대표이사
매출 1조원대 안착… 영업익 증가 돋보여
CJ오쇼핑의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은 1조2607억원으로 전년 대비 17.0% 증가했다. 2005년 매출 5000억원 돌파에 이어 2011년 매출 1조원 돌파, 지난해에 1조원대 안착을 이뤘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3.2% 증가한 1572억원을 기록했으나 순이익은 11.7% 줄어든 1083억원에 머물렀다. 지난해 관계기업투자처분이익이 반영된 데 따른 기저효과 탓이다.
CJ오쇼핑은 성장성과 수익성, 안정성 등 각 경영지표에서도 우수한 모습을 보인다. 성장성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영업이익증가율이다. CJ오쇼핑은 지난해 13.2의 영업이익증가율을 보였는데 최근 2년래 산업평균치가 6~7% 수준임을 감안하면 이를 두 배가량 웃도는 수준이다. 수익성의 경영지표는 산업평균치에 수렴하는 수준이며 안정성의 부채비율은 2011년 160.5%에서 지난해 100.4%로 개선되고 있다. CJ오쇼핑의 주가는 지난해 가파른 우상향을 나타냈다. 지난해 하반기 잠시 주춤하기도 했으나 작년 말 41만5000원을 기록하며 49.8%의 상승률을 보였다.
◇추문석 삼호 대표이사
재무구조 개선 박차… 지난해 주가 105% ↑
지난해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경영지표 중 수익성의 총자본·매출액순이익률 등도 플러스(+)로 돌아섰다. 성장성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증가율은 산업평균을 웃도는 수준이다. 다만 안정성 중 부채비율은 최근 2년래 산업평균이 100%대임을 감안하면 500%에 근접하는 현 수준에서 추가적인 개선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삼호의 주가는 작년 재무구조 개선 소식이 전해지면서 급등하는 양상을 보였다. 삼호 주가는 지난해 3000원대 중반에서 5000원 사이의 박스권에서 줄곧 횡보했으나 12월 채권단과 최대주주의 유상증자로 인해 급등했다. 작년 말 감자로 거래정지 상태였음을 감안하면 삼호 주가는 작년 한해 105%가량의 주가 상승률을 나타냈다.
◇남경환 효성ITX 대표이사
IT부문 사업 확대… 매출 3000억 순항중
효성ITX는 지난해 IT사업부문의 사업 확대에 따른 신규수주 등에 힘입어 별도기준 매출 2593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1.7% 성장했다. 지난해 매출 2000억원 돌파에 이어 3000억원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89억원, 72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56.9%, 61.2% 늘었다.
효성ITX의 경영지표는 대체로 산업평균치에 수렴하는 모양새다. 각 경영지표 중 성장성의 매출액증가율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으며 수익성의 매출액순이익률, 총자본순이익률 등은 산업 평균치와 유사하다. 다만 안정성에서 부채비율이 199.3%를 기록하며 최근 2년래 산업 평균치의 두 배를 웃돌아 다소 높은 상태다.
효성ITX의 주가는 지난해 5000원대 전후로 횡보하다 하반기 들어 상승 바람을 탔다. 효성ITX 주가는 작년 한해 45.1%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김상주 DK유아이엘 대표이사
영업익 363% 증가… 3년 연속 ‘흑자행진’
DK유아이엘은 지난해 별도 기준 전년 대비 106.5% 증가한 183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스마트폰 키버튼 및 부자재와 액세서리 매출이 증가한 효과다. 영업이익은 363.1% 증가한 106억원, 순이익은 61.8% 늘어난 112억원을 기록했다. 2012년 흑자전환에 성공한 이래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스마트폰 매출이 급증하면서 주요 경영지표 역시 산업 평균치를 크게 웃돌고 있다. 성장성의 총자산 및 매출액증가율은 각각 25.4%, 106.5%로 최근 2년래 산업평균 2%대, 4%대 안팎 대비 높다. 수익성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보여 매출액순이익률 산업평균은 마이너스 2% 안팎에 불과하나 DK유아이엘은 6~7%대를 유지하고 있다. 안정성도 우수해 유동비율은 산업평균의 세 배 수준이며 부채비율은 180%대 안팎인 평균치에 크게 못 미친다.
DK유아이엘의 성장세가 시장에 알려지면서 지난해 주가 역시 큰 폭으로 올랐다. 작년 초 6670원으로 출발한 주가는 하반기 부침이 있었으나 1만원대로 마감하며 56.7%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김창호 코오롱패션머티리얼 전 대표이사
‘고부가 제품’ 승부수… 수익성 대폭 끌어올려
코오롱패션머티리얼은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 546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이 전년 대비 0.5% 오르는 데 그쳐 선방하는 수준이었으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72.4% 급증한 112억원을 달성했다. 이에 순이익 역시 150.5% 급증한 8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급증에 힘입어 경영지표 중 성장성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영업이익증가율의 최근 2년래 산업평균은 마이너스(-) 17~54% 수준임을 감안하면 코오롱패션머티리얼의 고부가 제품 승부수가 제대로 먹혀들었음을 짐작케 한다. 수익성의 총자본·매출액순이익률은 산업평균치 수준이며 안정성에서는 대체로 우수한 모습을 보였다. 유동비율의 산업평균치는 100% 수준으로 144%인 코오롱패션머티리얼이 다소 높으며 부채비율 47.6%는 산업평균 120%대의 3분의 1 수준이다. 지난해 코오롱패션머티리얼을 이끌던 김창호 대표이사는 최근 주주총회를 통해 퇴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