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대규모 명예퇴직 '감원태풍'...'취임 2개월' 황창규 독기 품었다

입력 2014-04-08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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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대규모 명예퇴직

▲사진=뉴시스

황창규 KT 회장이 취임 두 달 반 만에 대규모 명예퇴직이라는 초강수를 뒀다.

지난 1월27일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하자마자 자회사 KT ENS가 대출사기에 연루된 데 이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불법 보조금에 따른 사업정지 등 도덕적해이와 지난해 창사 이래 최초 영업적자 등 총체적 난국을 타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KT는 지난해 매출 23조8106억원, 영업이익 8393억원, 당기순손실 603억원을 기록했다. 유무선 통신부문이 부진하며 전년 대비 영업이익은 30.6% 줄고 당기순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창사 이래 최초의 영업적자였다.

이 때문에 인건비 감축을 급선무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KT는 본사 인력만 3만 2000여 명에 달할 정도로 인력 과부하 상태다. 특히 유선통신 현장 인력이 2만1000명에 달한다. 그러나 전체 매출 대비 유선통신(전화+인터넷) 매출 비중은 2012년 27.2%에서 2013년 20.4%로 줄었다. KT는 지난 2003년 이용경 사장 시절 5500명, 2009년 이석채 회장 시절 6000명을 구조조정한 바 있다.

황창규 회장은 이번 구조조정의 인원을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전체 직원 20%선, 5~6000명 선으로 예상된다. KT는 노사 합의에 따라 근속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특별명예퇴직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KT는 노조와 합의해 5월부터 현장 영업, 개통, AS 및 플라자 업무(지사 영업창구 업무)를 KT M&S, KTIS, KTCS 및 ITS 7개 법인 등 계열사에 위탁하기로 해 이 업무를 맡던 인력들의 자회사 전출도 예상된다. 여기에 2015년 1월부터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고, 대학 학자금 지원제도 폐지라는 복지 축소도 결정했다.

KT는 "회사가 직면한 경영위기를 극복하려면 근본적인 구조 개선만이 생존을 담보할 수 있다는 데 노사가 뜻을 모은 결과"라고 밝혔다.

명예퇴직 희망자 접수는 오는 10일부터 24일까지 받는다. 이어 25일 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30일 퇴직 발령하는 일정이다.

물론 KT 노동조합이 이번 KT의 대규모 명예퇴직에 뜻을 같이 하는 것은 아니다. 복수노조 체제인 KT노조는 성명을 통해 "모두의 공멸 대신 다 같이 살아갈 수 있는 최선의 해답을 찾기 위한 것"이라고 고통분담에 동참의사를 밝힌 반면, KT 새노조는 "황창규 대표의 혁신은 모든 고통과 부담을 직원에게 전가하는 것으로 귀결됐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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