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우 XP 운영 체계가 종료된 가운데 대부분의 현금 자동 입출금기(ATM)가 상위 버전으로의 전환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ATM 자체가 폐쇄된 시스템을 쓰고 있어 보안사고 발생 가능성은 적지만 해킹 등에 취약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 등 금융사가 보유한 ATM 8만7000여대 가운데 윈도우 XP 상위 버전이 설치된 기기는 6000여대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됐다. ATM 100대 중 94대 가량이 업데이트를 못한 셈이다.
이처럼 상위 버전으로 전환이 미흡한 것은 ATM 프로그램만 전환하면 되는 게 아니라 ATM 기기 자체를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비용과 시간이 막대해 2017년까지 모두 전환한다는 계획만 세워둔 상태다.
국민은행은 직업 업무용 PC와 단말기는 윈도7으로 교체를 완료했으며 ATM은 금감원 권고 기준에 따라 2017년까지 순차적으로 교체를 추진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이달 말까지 ATM을 영업점마다 1대씩 윈도7으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올해 신규 도입하는 ATM를 구형 기기와 교체할 때에는 운영 시스템을 전환하기로 했다.
기업은행은 ATM의 해킹·악성코드 감염을 예방하고자 인터넷이 차단된 폐쇄망을 구축하고 보안 프로그램을 통해 비인가 프로그램의 실행을 차단하기로 했다. 또 USB나 외장하드 등 휴대용 저장매체의 사용도 통제하고 백신 프로그램을 돌려 매일 2회 악성코드 검사를 하기로 했다.
외환은행은 인터넷망의 ATM 접근을 차단해 현금입출금 등 ATM의 고유 업무 외에 모든 업무의 접근을 차단하고 바이러스 백신 및 패치관리시스템에 대한 보안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ATM의 보안 관리 강화를 위해 전문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계획이다.
한편 금융당국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금융사에 윈도우 XP 상위 버전으로의 전환과 더불어 상시 감시를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당국은 향후 은행과 상호금융사를 대상으로 불시 현장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