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베르토 아제베도 세계무역기구(WTO) 총장이 올해 세계 무역 회복세가 예상보다 느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8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아제베도 WTO 총장은 유로존(유로 사용 18개국) 경제회복이 부진하고 신흥국 성장세가 부진하면서 올해 1분기 세계 무역 회복세도 예상보다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제베도 사무총장은 “(세계 무역이) 크게 반등한다는 느낌은 없지만 그렇다고 크게 하향세를 나타내는 것도 아니다”면서 “미국 경제의 회복세가 두드러지지만 유럽은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의 이러한 발언은 WTO가 다음 주 올해 세계 무역 성장률을 전망치를 발표하기에 앞서 나온 것이다. 전문가들은 WTO가 올해 무역 성장률 전망치를 예상보다 낮은 4.5%로 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무역 성장률은 앞서 예상했던 2.5%에서 0.5%포인트 낮아진 2%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제베도 총장은 이날 FT와의 인터뷰에서 구체적인 성장률 전망치를 밝히지는 않았으나 세계 무역 회복이 WTO의 기대에 밑돈다고 전했다. 그는 “브라질과 중국 등 신흥국의 경제 회복 속도 역시 느리다”고 면서 “그러나 지난해 달성한 2%의 무역성장률이 주로 하반기에 성취됐다는 점은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낙관적 신호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계 무역 규모는 지난 30여 년간 두 배 이상 늘었지만 2009년 금융 위기 이후 위축된 상태다. 특히 2011~2012년에는 1980년대 이후 처음으로 무역 성장률이 감소해 세계 무역 위기론이 제기되기도 했다고 FT는 지적했다. 만약 올해까지 3년 연속 무역성장률이 전망치를 밑돌 경우 이런 위기론은 더욱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영국 경제분석회사 델타이코노믹스는 올해 무역성장률이 1%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예상한 세계 경제성장률 3.6%를 크게 밑도는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