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페이스북이 영국에서 군인에게 적개심을 표시한 페이지를 뒤늦게 삭제해 논란을 빚고 있다고 8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이 보도했다.
문제가 된 페이지는 지난해 7월 만들어진 것으로 “군인들은 성폭행당하고 살해돼야 한다”는 자극적인 제목을 달았다. 또 이 페이지는 방문자에게 “이런 가치없는 겁쟁이(군인) 족속들을 뿌리뽑아 버리자”고 촉구했다.
페이스북은 최근에야 이 페이지를 삭제했다. 또 삭제 이유도 페이지 작성자가 거짓 이름을 썼다는 것이다.
페이스북 커뮤니티 표준에 따르면 회사는 실질적이고 물리적인 위해를 가할 리스크가 있다고 인정하는 콘텐츠를 삭제할 수 있다. 또 회원들은 타인을 위협하거나 실제 생활에서 폭력 행위를 조장할 수 없다고 규정했다.
그러나 페이스북 대변인은 “이 페이지가 특별히 위험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증오와 불쾌한 아이디어가 담겨 있지만 직접적으로 누군가를 지목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페이스북은 페이지 개설자를 조사해 이 사람이 거짓이름을 쓴 것이 드러난 뒤에야 문제 페이지를 삭제했다.
영국 해병대 지지 페이스북 페이지 개설자인 스테프 프로예티는 “우리는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싸우다 죽어간 사람들을 존중해야 한다”며 “이런 페이지는 증오와 분노를 불러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표현의 자유를 확실히 보장하려면 페이스북 같은 기업이 삭제 권한을 갖는 것이 아니라 법원이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