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팀 바이에른은 마리오 만주키치를 원톱으로 프랑크 리베리, 토마스 뮐러, 마리오 괴체, 아르옌 로벤 등을 이선에 폭넓게 포진하는 공격적인 전술을 들고 나왔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온 토니 크로스가 수비보다는 공격적인 성향이 강한 선수임을 감안하면 전체적으로 공격에 중점을 둔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선수 기용이었다.
맨유는 웨인 루니와 대니 웰벡이 전방에 포진했고 카카와 신지와 안토니오 발렌시아가 전방 공격수들을 보좌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어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은 대런 플레처와 마이클 캐릭이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했다.
예상대로 전반은 바이에른이 공격의 주도권을 쥔 채 경기가 진행됐다. 하지만 바이에른은 수비벽을 두껍게 쌓으며 역습 위주로 경기를 펼친 맨유를 효과적으로 공격하지 못했다. 맨유는 경기의 주도권을 내줬지만 바이에른이 위험지역으로 접근하기 전까지는 개의치 않는 대신 중앙선을 넘어 15~20m 지점까지 전진하면 강하게 압박을 시도하며 효율적으로 수비를 진행했다.
양팀은 전반전을 0-0 동점으로 마쳤다. 하지만 4강행을 위해서는 반드시 득점이 필요했던 맨유는 후반들어 전반과 달리 공격에 좀 더 비중을 두기 시작했고 공격 진영에서 공을 잡는 시간도 늘었다.
결국 선제골을 성공시킨 것도 맨유였다. 맨유는 후반 12분 오른쪽 터치 라인 돌파에 성공한 발렌시아가 중앙으로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반대쪽에서 달려들던 파트리스 에브라가 강력한 왼발 중거리 슛으로 연결해 선제골을 기록했다. 에브라가 찬 공은 크로스바를 맞고 골문 안쪽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바이에른은 후반 14분 동점골을 성공시키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선제골 허용 이후 중앙선에서 경기를 재개한 바이에른은 문전으로 공을 투입했고 리베리가 문전으로 올려준 공을 만주키치가 헤딩골로 연결했다. 공식적으로는 2분만의 동점골이었지만 실제로는 선제골 허용 이후 단 1분 남짓 여만에 성공시킨 득점이었다.
빠른 시간대에 동점골을 터뜨리며 기세를 올린 바이에른은 후반 20분 괴체를 빼고 하피냐를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필립 람을 미드필더로 올리고 하피냐를 오른쪽 풀백에 기용한 것. 선수 교체 이후 불과 3분 뒤 바이에른은 로벤이 공격진영 오른쪽에서 문전으로 짧게 밀어 준 공을 뮐러가 바로 오른발 슛으로 연결해 역전에 성공했다. 로벤이 터치라인 쪽보다는 주로 안쪽으로 접고 들어오며 왼발 슛을 가져가는 경우가 많아 에브라가 이에 대한 대비를 하는 사이 허를 찔러 오른발로 패스를 줬고 이를 뮐러가 마무리했다.
맨유로서는 만주키치에게 동점골을 허용한 이후 불과 3분 뒤 루니가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서는 상황을 만들었지만 루니가 이를 어이없는 슛으로 연결해 기회를 무산시키면서 아쉬움이 컸다.
결국 1-2로 역전을 당한 맨유는 후반 30분 플레처 대신 치차리토를 투입하며 공격에 비중을 뒀다. 하지만 치차리토가 투입된 이후 불과 1분 뒤 바이에른은 로벤이 문전에서 맨유 수비수들을 차례로 제친 뒤 왼발 슛을 성공시켜 3-1로 달아났다. 로벤의 슛은 네마냐 비디치의 발에 맞고 살짝 굴절되며 골문 안쪽 구석으로 향했다. 로벤의 득점은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은 한방이었다.
맨유는 후반 36분 웰벡 대신 아드난 야누자이를 투입하며 가용 가능한 공격자원들을 모두 투입했지만 이렇다 할만한 득점 찬스를 만들어내지 못하며 결국 1-3으로 패해 4강 진출이 좌절됐다. 올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4위 내에 진입할 가능성이 희박한 맨유로서는 챔피언스리그 우승이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도전을 위한 좀 더 용이한 길이었지만 이날 패배로 결국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 가능성은 더욱 희박해졌다.
한편 바이에른은 1차전과 2차전에서 모두 선제골을 내주며 쉽지 않은 경기를 펼쳤지만 결국 1승 1무의 성적을 올리며 4강에 합류해 챔피언스리그 2연패를 바라볼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