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가 5년 만기 채권을 발행하면서 글로벌 채권시장에 복귀했다고 9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유로존(유로 사용 18개국) 재정위기가 발발한 2010년 이후 4년 만의 채권 발행이다.
그리스 정부가 오는 10일 20억 유로(약 2조8900억원) 규모로 5년 물 국채를 발행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FT는 이미 발행 예상액의 4배나 되는 110억 유로어치의 주문이 들어왔다고 전했다.
발행금리는 강한 수요에 힘입어 5~5.25% 정도 되거나 더 낮아질 수 있다고 FT는 전했다. 그리스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채무조정 직후인 2012년 초 30%를 훌쩍 웃돌았지만 최근엔 5%대 후반으로 떨어졌다. 대대적인 채무 조정과 긴축정책 이후 최근 국채 금리가 안정세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그러나 FT는 높은 실업률을 비롯해 여전히 그리스 경제 회복세는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실업률은 여전히 20% 후반을 기록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날 그리스 전역에서는 정부의 긴축정책에 반발하는 노동조합의 시위와 파업으로 대중교통에서부터 학교에 이르기까지 업무가 중단됐다.
앨런 와일드 베어링자사운용 채권 부문 대표는 “그리스 국채에 왜 수요가 몰리는지 아직 잘 모르겠다”며 “그리스가 트로이카(국제통화기금ㆍ유럽중앙은행ㆍ유럽연합)와 구제금융에 대한 재협상에 나서긴 했으나 아직 빚을 다 갚지 못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