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하락 어디까지… 정부 개입수위 조절 딜레마

입력 2014-04-11 09:07 수정 2014-04-11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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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급락세를 보이면서 외환시장 개입 수위에 대한 정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간신히 1040원대는 지켜냈지만 상반기 중 1000원대 초반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환율 쇼크로 인한 수출업체들의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외환당국은 아직까지 환율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하고 있지만 외환 변동성이 커질 경우 시장 기능이 제대로 작용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시장을 예의주시 하기로 했다.

11일 서울 외환시장은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0.2원 내린 1,040.0원로 개장했다. 하루 전인 10일에는 전일보다 1.2원 내린 1040.2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최희남 기획재정부 국제정책금융국장은 10일 6원40전 내린 1035원으로 출발하지 시장개장 직후 “외환시장의 단기 쏠림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구두개입에 나섰다. 약발은 먹히지 않았다. 장중 한때 환율이 1달러당 1031.4원까지 하락하며 전날 5년 8개월만에 1050원대가 무너진 데이어 1030원선을 위협했다.

하지만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환율의 쏠림 현상이 심화된다면 시장 안정을 위한 조치가 필요할 수 있다”고 발언하자 상승세로 돌아서 간신히 1040원선을 방어했다.

환율이 브레이크 없이 내리막을 타게 된 데에는 경상수지 흑자가 24개월 연속 이어지면서 국내 기업의 달러보유가 크게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많다. 외환시장에서 달러화가 많아지면서 원화 가치가 높아져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이 낮아진게 된 것이다. 지난달 말부터 국제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이 완화되면서 증권시장으로 외국인 자금이 급속히 흘러들어 달러 유입이 늘어난 것도 원화강세의 요인이 되고 있다는 관측이다.

일단 정부는 환율 하락이 국내 기업들의 수출에 부정적이기는 하지만 과거보다는 그 영향력이 떨어졌다는 측면을 감안해 적극적인 하락 방어에는 나서고 있지 않다. 외환시장에 적극 개입에 대한 부담감이 적지 않다는 점도 당국이 경계감을 갖는 이유다. 정부는 이달 미국 재무부의 반기 환율 보고서 발표 내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작년 하반기 보고서에서는 한국에 대해 성장 동력을 수출에 치중하지 말고 다변화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여기에 원화 변동성을 억제하기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하기엔 비용 부담이 뒤따르는 데다 침체 돼 있는 내수 시장을 활성화하는 데 낮은 환율이 도움이 된다는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문제는 환율 하락세가 장기화 될 경우 전기전자·자동차 등의 수출기업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이날 주최한 ‘환율급락의 파장과 전망 및 대응과제’ 긴급좌담회에서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 회장은 올 상반기 원·달러 환율이 1010원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모건스탠리도 이날 원달러 환율이 950달러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오 회장은 “이미 국내 수출기업들의 손익분기점인 1060원이 무너진 상황에서 환율 하락세를 방치할 경우 수출 둔화로 인해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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