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김지현이 돌아왔다. 월드컵 가수 미나의 친동생 니키타, 걸그룹 블랙펄 출신 나미와 뭉쳐 걸그룹이 아닌 ‘언니그룹’ 언니들을 결성했다. 최근 서울 대방동 이투데이 사옥에서 진행된 인터뷰는 시작부터 웃음이 빵빵 터졌다. 내숭은 제로, 거침없는 솔직함이 오갔다. 언니들은 정말 인생의 ‘언니들’이었다.
“펄시스터즈나 서울시스터즈 같은 팀을 만들고 싶었어요. 동생들을 만나고 콘셉트를 정하면서 ‘복고로 가자’는 아이디어를 냈죠. 요즘 복고가 유행인데 저희는 재해석하지 않은 오리지널 복고로 콘셉트를 잡았어요.”(김지현)
타이틀곡 ‘늙은 여우’는 연하남의 사랑을 원하는 누나의 마음을 담은 복고풍 댄스 곡이다. 제목부터 이른바 ‘셀프 디스’(유머를 섞은 자기 비하)를 섞었다. 결성 소식을 알리자마자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순식간에 포털사이트는 ‘언니들’과 ‘늙은 여우’란 검색어가 장악했다.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을 줄은 정말 몰랐어요. 개중에는 악플도 있지만 다들 내공이 생겨서 그런지 악플에 신경 안 써요. (지현)언니가 ‘신경쓰지마. 악플도 다 관심이야’하는데 ‘역시 20년 내공이 다르긴 다르구나’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니키타)
“저는 ‘늙은 여우’ 가사가 너무 슬퍼서 안 들을 거라고 말하기도 했어요. 워낙 사실적이라 공감할 수도 있지만 우울해질 수도 있거든요.”(나미)
‘늙은 여우’도 이색적이지만 더욱 눈길을 끄는 곡은 수록곡 ‘강남 누나’이다. ‘누나는 신용카드/ 누나는 종신보험/ 누나는 강남 누나야’란 코믹한 가사는 한 번 들으면 잊혀지지 않는 묘한 중독성을 가졌다.
“사실 ‘강남 누나’가 비장의 무기에요. ‘늙은 여우’로 언니들이 어떤 그룹인지 알린 다음 여름께 ‘강남 누나’로 확실히 자리매김할 생각이에요. 아마 그때 되면 전국의 모든 누나들이 ‘대구누나야’ ‘대전누나야’하면서 연하남에게 술을 따라주고 있지 않을까요?”(니키타)
“‘캣츠아이’로 솔로 활동할 때는 정말 하루하루 바짝 말랐어요. ‘내가 김지현인데. 제대로 해야되는데’ 이런 부담감을 갖고 하니까 잘 하려고 할수록 실수만 하는 거에요. 이번에는 편하게 하자고 마음이 편해요. 저를 사랑해준 팬들이 있으니까 보답과 소통의 의미로 다가가려고 해요. 동생들과 같이 있으니까 든든하기도 하고요. ”(김지현)
“어딜 가서 36살이 막내를 할 수 있겠어요? 19살 때부터 가수 준비했는데 어딜 가도 언니 아니면 리더 포지션이었어요. 제가 그런 역할을 해봤으니까 지현 언니의 책임감을 잘 알아요. 그래서 미안할 때도 많죠.”(나미)
“지방으로 일을 하러가도 스트레스를 받는 게 아니라 놀러가는 느낌으로 즐기면서 해요. 원래부터 친한 사이였으니까 가족들끼리 여행 간 것처럼 휴게소에 들러서 간식도 먹고 차 안에서 이야기도 많이 나눠요.”(니키타)
“다른 사람한테 잘해줬는데 그걸 몰라줄 때 느끼는 서운함을 잘 알아요. 그래도 동생들에게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했어요. 그럼 자연스럽게 따라올거라고. 배려하면 할수록 그마음을 알아주는 것 같아요.”(김지현)
“언니들만의 콘셉트가 가진 시장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1등을 바라기 보다는 그 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가 되고 싶어요. 저희를 통해서 다른 분들도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다면 더 좋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