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의 엔터테인먼트 업체인 엔터원이 또다른 엔터테인먼트 기업 실미디어의 경영권에 본격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과 업계에 따르면, 엔터원은 실미디어의 김주현 대표이사를 상대로 이사직무집행 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또 실미디어가 지난 17일 결의한 94억원 규모의 해외신주인수권부사채에 대해서도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엔터원은 실미디어의 지분 5.06%를 보유하고 있는 2대주주다.
엔터원 관계자는 이번 소송과 관련 "실미디어 측이 최근 신주 발행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자금을 유치하고 있지만, 경영실적은 개선되지 못했다"면서 "신규자금이 사업 강화보다는 다른 목적으로 쓰이는 것이 아닌가 라는 의구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이러한 관점에서 볼때, 최근 발행을 결의한 해외신주인수권부사채 역시 주주 입장에서는 주가희석화 우려가 있기 때문에 발행금지 신청을 제기했다"며 "또 김주현 실미디어 대표에게도 경영상 책임을 묻고자 하는 뜻에서 직무집행 정지 신청을 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미디어 측은 이러한 엔터원의 주장에 대해 적대적 M&A의도가 담긴 것이라고 반박했다.
실미디어 관계자는 "신규자금 유치에 비해 경영 성과가 가시화되지 않고 있는 이유는 현재 엔터테인먼트 사업 다각화와 신규 수익원 확보를 위해 지속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단계이기 때문"이라며 "엔터원 측이 적대적 M&A 시도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엔터원의 경영권 위협에 대비해 문제가 없을 정도로 우호지분을 확보하고 있어, 적대적 M&A는 충분히 방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미디어의 최대주주 지분율은 김주현 대표이사(13.30%)와 지난해 이사로 선임된 가수 인순이(1.63%) 등 총 14.93%로 엔터원보다 9.87% 더 많이 보유하고 있다.
한편, 엔터원은 지난 3월 초 경영참가 목적으로 실미디어의 지분 5.06%(75만5946주)를 매입, 경영권 분쟁의 불씨를 지폈다. 엔터원은 이후 실미디어의 정기주주총회에 앞서 이사 선임 등을 요청했으나, 실제로 성사되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