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이랜드 1위자리 넘보지마"

입력 2006-05-22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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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가 이랜드의 시장 2위 진출에 승부수를 던졌다.

신세계는 22일 월마트코리아를 인수함에 따라 유통업계 1위의 위상을 확고히 다지게 됐다.

최근 이랜드가 한국 까르푸 인수함에 따라 유통업계 판도변화가 예상됐으나 신세계가 월마트 인수로 인해 명실상부 국내 유통 최강자로서의 자리매김을 확실히 하게 된 것이다.

신세계측은 “월마트코리아가 지난해 8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100억원 가량의 적자를 냈지만 이마트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향후 2배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신세계 이마트의 지난해 매출만도 8조1천억원으로 2위인 삼성홈플러스(매출 4조6천억원)와 두배가까이 차이가 나고 있는 상황에 월마트의 매출 성장이 이뤄질 경우 차이가 급격히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월마트 점포 16개를 인수함으로써 이마트 점포가 국내 95개, 중국 7개로 모두 102개의 점포망을 갖추게 됐다”며 “이번 월마트 인수를 통해 시장점유율이 증가하면서 구매력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또 이마트는 월마트 인수를 통해 국내 할인점 사업이 안정화됨에 따라 중국 사업에 전력을 쏟아 해외 사업에 적극 매진할 계획이다.

한국에서의 출점 계획에 안정성을 확보한 이상 국내에서의 공격적인 출점보다는 중국 시장에 힘을 쏟는다는 것이다.

한편, 한국까르푸 인수를 통해 유통업계 새로운 강자로 부각되고 있는 이랜드그룹의 경우 이번 신세계의 월마트 인수에 대해서는 무덤덤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기존 이마트와는 전혀 다른 전략으로 유통시장을 공략할 계획으로 신세계의 월마트 인수는 그다지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이랜드측의 분석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기존 유통업체들의 식음료 중심의 할인매장과 달리 이랜드는 패션 아울렛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현재 보유중인 매장을 패션과 할인점 복합형태를 운영한다는 전략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패션아웃렛이 가미된 새로운 형태의 할인점으로 특화시켜 신세계의 이마트 등 기존 할인점과의 경쟁을 피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이랜드의 경우 까르푸 인수를 통해 패션 프리미엄 아울렛 22개와 백화점 2개, 대형수퍼마켓 32개, 할인점 32개 등 전국에 88개의 유통매장을 확보하고 있는 상태이다.

◆신세계 월마트 인수 최대 피해자는 롯데(?)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그동안 신세계 이마트와 점포 확장 경쟁을 벌여 온 롯데마트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롯데마트의 경우 전국 매장이 45개에 불과해 이마트의 점포(95개)와 2배 이상의 차이가 벌어져 더 이상의 매장 확장 경쟁이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롯데마트 자체에서는 자조섞인 목소리가 붉어지고 있다. 한국까르푸 인수전 실패와 더불어 이번 월마트를 넘겨준 것에 대해 그동안 회사가 너무 소극적인 투자로 업계 하위로 추락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작년 매출 4조6천억원으로 유통업계 2위로 부상한 삼성홈플러스 역시 상당한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지금까지 43개의 점포를 보유하고 있는 홈플러스의 경우 올해 말까지 총 56개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그러나 홈플러스 신세계의 월마트 인수에 따라 매장 확장 경쟁에서 자연스럽게 밀려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신세계의 월마트 인수를 두고 타 경쟁사들은 긍정적인 시각으로만 바라보진 않고 있다. 월마트의 경우 지난해 매출 8천억원을 올렸지만 16개 매장 가운데 10개 이상이 매출 400억원도 올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롯데마트 관계자는 “월마트코리아가 지난해 100억원에 가까운 손실을 냈다”며 “신세계가 얼마나 빠른 시간 내에 월마트 점포 효율을 높이느냐가 이번 인수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신세계의 월마트 인수와 이랜드의 까르푸 인수 등이 기존 유통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어떠한 판도 변화를 가져올지 업계 관계자들은 조심스럽게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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