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최근 포스(POS) 단말기 해킹 사건을 계기로 여신금융협회와 함께 신용카드의 비밀번호 숫자를 6자리로 늘리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에 앞서 최근 경찰에 붙잡힌 일당은 지난 1월 한 커피전문점에서 포스단말기에 저장된 320만건의 카드 거래 정보를 해킹해 카드번호ㆍ유효기간ㆍOK캐쉬백 포인트카드 비밀번호 등을 빼갔다.
이번 포스단말기 해킹에서 털린 OK캐쉬백 등 제휴카드의 비밀번호가 대부분 4자리인데다 고객이 신용카드와 같은 비밀번호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제휴카드 정보만 유출돼도 카드 비밀번호까지 알아낼 수 있었다.
카드 비밀번호는 유출되지 않았지만 범인들은 신용카드와 포인트카드의 비밀번호가 일치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착안해 위조 신용카드를 만든 뒤 포인트카드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수법으로 1억원이 넘는 돈을 찾아간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우선 보안 보강이 시급한 신용카드의 비밀번호 숫자를 6자리로 늘린 뒤 은행 인터넷 뱅킹 등의 비밀번호도 6자리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하지만 은행의 예산 확보, 관련 규정 변경 및 고객 홍보, ATM(현금인출기) 프로그램 변경 등 제반 환경을 업그레이드하는 데 적어도 2~3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2017년쯤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이에 대한 반응은 아직 냉담하다. 비밀번호 자릿수를 늘린다고 해도 금융 보안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이상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또 근본적인 대책은 뒤로 하고 이용자의 불편만 가중시킨다는 고객 불만도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