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금시장에서 22주 동안 순유출을 지속해오던 외국인이 신흥국 증시로 최근 2주 연속 자금이 순유입되며 글로벌 유동성의 선진국 쏠림현상이 완화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유동성 선회과정 속에서 국내 증시에도 13거래일 연속 3조원에 달하는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며 지난주 한 때 코스피가 올해 처음으로 200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투자심리 개선에 따른 외국인 매수세의 추가적인 유입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김진영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유동성의 선진국 쏠림현상이 완화될 개연성 높아 코스피 2000선 안착시도가 진행될 것”이라며 “투자심리 개선에 따른 추가적인 외국인 매수세 유입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김 연구원은 이같은 판단 근거에 대해 △미국 경기모멘텀 회복에 대한 신뢰도 강화와 초저금리 기조 유지 기대감 △유로존과 일본의 추가 양적완화정책 시행 가능성 △성장률 둔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중국의 미니 경기부양책 시행 등 우호적인 매크로 변수 △고평가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미국 증시와 달리 12개월 Fwd PER 9.13배로 4년 평균치 수준에 놓여있는 코스피의 밸류에이션 수준 등을 꼽았다.
다만 원·달러 환율이 지난 2011년 이후 박스권의 하단부이자 심리적 마지노선인 1050원선을 하향이탈하며 1030원선까지 내려앉아 환율 변동성이 재차 코스피 상승의 걸림돌로 작용할 개연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몇몇 이유로 외국인 자금이탈이 재연될 가능성이 낮아 보이며, 오히려 펀더멘탈 측면에서 원화강세의 배경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회복 기조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도 강화로 글로벌 유동성의 위험자산 선호도가 유지되고 있다”며 “1/4분기 실적 추정치가 연초 대비 약 10.7% 하락한 상황이나 동반 하향세를 보이던 연간 기준 이익수정비율이 3월 이후 반등하며 실적 모멘텀의 개선 가능성을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적시즌의 선행지표 역할을 담당하는 삼성전자의 잠정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면서 1/4분기 실적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감도 완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번주에는 원·달러환율 변동성 축소 여부와 함께 대외 이슈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이아람 NH농협증권 연구원은 “14일에는 미국 3월 소매판매, 15일 미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 16일 미국 3월 산업생산, 중국 1분기 GDP성장률, 17일 미국 베이지북 공개 등이 예정돼 있다”며 “특히 중국 경제지표와 함께 추가 경기부양책 시행 여부에 관심이 모아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연초 이후 중국 경제지표 부진이 이어진 점을 감안하면 중국 1분기 GDP성장률은 둔화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만 중국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추가 경기둔화 우려는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