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화 중기청장의 이스라엘식 벤처육성 프로그램 "제대로 먹혔다"

입력 2014-04-14 09:10 수정 2014-04-14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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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화 중소기업청장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이스라엘식 벤처육성 프로그램이 뛰어난 성적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시장형창업사업화R&D(이하 글로벌R&D)’라 이름 붙여진 이 프로그램은 높은 기술력을 가진 중소규모 벤처기업에 민간이 투자하면, 정부에서 나머지를 지원해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한 청장이 지난해 6월 도입한 글로벌R&D의 첫 대상업체는 15개 벤처기업이다. 중기청은 심사를 통해 각사에 최소 1억원에서 최대 5억원까지 모두 30억원을 지원했다. 민간 VC 역시 27억2000만원을 투자하며 모두 57억2000만원의 자금을 수혈했다.

성장 답보상태에 머물렀던 벤처들이 프로그램 대상업체로 선정되면서 활력을 띄기 시작했다. 비단 자금을 확보해서가 아니라, 정부와 민간의 합동지원에 기술부문과 마케팅부문 등에서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영유아 기관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스마트 알림장 서비스 ‘키즈노트’가 대표적인 수혜자다. 키즈노트는 별다른 투자 없이도 영유아 기관 5000여곳과 제휴하면서 기술력을 입증받았다. 하지만 무료서비스라는 점 때문에 수익모델을 찾지 못하고 기술이 사장될 위기에 처했다. 이 회사는 글로벌 R&D 프로그램 대상이 되면서 자금을 수혈받고 시장점유율이 20%로 껑충 뛰었다. 더불어 프리미엄 모델 개발과 해외시장 진출까지 노리는 업체로 성장했다.

애니메이션으로 어려운 질환을 설명해줘 환자의 이해를 돕는 서비스인 ‘헬스웨이브’ 역시 글로벌 R&D의 투자로 세계시장 진출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고 있다. 스마트폰 문자수정 앱인 ‘큐키’, 화장품 리뷰로 소통하는 SNS인 ‘언니의 파우치’ 등도 글로벌 R&D에서 투자받으며 국내시장 점유율 확대와 함께 중국·일본·동남아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는 글로벌 R&D 프로그램이 벤처생태계가 선순환할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현장에서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좋은 인재나 업체를 적시·적기에 발굴하는 민간 VC의 능력과, 정부의 안정적인 자금력이 결합해 강력한 성장동력이 된다는 것이다. 민간 VC는 정부와 투자 리스크를 분담하는 효과로 더욱 공격적인 벤처 발굴이 가능하다. 아울러 인재들은 민간과 정부가 동시에 지원한다는 것에 자극을 받고 창업에 더욱 관심을 갖게 돼 벤처생태계의 선순환 구조가 이뤄진다.

한정화 청장은 2014년 대통령 보고에서도 글로벌R&D를 집중적으로 강조하고, 선정된 창업팀을 일일이 찾아 독려할 만큼 이 사업에 많은 애정을 쏟고 있다. 한 청장은 올해 글로벌R&D 사업 비용으로 지난해에 비해 3배 많은 218억원을 확보했다. 중기청 측은 “글로벌R&D 프로그램을 확장할 예정이며 이를 위한 예산 확보에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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