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서초사옥 로비. 몇 명의 외국인들이 구글 웨어러블 기기 ‘구글글라스’를 쓰고 분주하게 움직인다. 이들은 스마트 워치에 이어 스마트 안경 개발에 착수한 삼성전자의 외국인 개발자들이다. 서초사옥뿐만 아니라, 수원 삼성디지털미디어시티에도 구글글라스 등 경쟁사 웨어러블 기기를 착용한 개발자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지난해 ‘갤럭시 기어’로 웨어러블 시장 포문을 연 삼성전자가 올해는 제품 다양화를 통한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웨어러블 기기는 스마트 기기를 손목시계, 안경 등과 같이 몸에 부착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든 제품을 말한다. 삼성의 갤럭시 기어, 구글의 구글글라스 등이 대표적인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1일 ‘삼성 기어2’, ‘삼성 기어2 네오’와 새 콘셉트의 ‘삼성 기어 핏’을 전 세계 출시했다. 삼성 기어2와 기어2 네오는 타이젠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최초의 웨어러블 기기다. 삼성 기어 핏은 세계 최초로 휜 슈퍼아몰레드 화면을 탑재했다. 특히 심박센서를 탑재해 스마트폰과 연동하지 않아도 심박수를 측정할 수 있고, 실시간 피트니스 코칭 기능을 통해 운동량 관리까지 가능하다. 삼성전자가 스마트 워치 3종을 선보인 것은 웨어러블 시장 선도업체로의 입지를 확고히 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에 주도권을 뺏겼던 경험을 다시는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신종균 삼성전자 대표이사 겸 IM부문 사장도 “지난해에는 웨어러블 기기의 가능성이 입증됐다면 올해부터는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한다”며 “웨어러블 기기 시장의 마켓 크리에이터라는 책임감을 가지고 시장 성장을 주도해 올해부터 실적에 확실히 기여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더욱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를 출시할 계획이다. 전화가 내장된 스마트 워치 ‘삼성 기어 솔로’를 올해 안에 선보일 것으로 전망되며, 스마트 안경도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삼성전자는 지난해 ‘스포츠용 안경’이라는 이름의 스마트 안경 디자인 특허를 출원한 바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를 출시해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힐 것”이라며 “스마트 홈과 스마트 카 등 새로운 분야로의 활용성을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국 시장조사업체 IDC는 전 세계 26개국 소비자 5만명 이상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웨어러블 기기 중 가장 신뢰하는 브랜드로 삼성전자가 선정됐다고 지난 10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웨어러블 기기 시장에서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점이 소비자에게 각인됐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