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비세 인상이 자국 내수 경기의 발목을 잡는 것을 넘어 그 여파가 다른 아시아 국가로 번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는 최근 보고서에서 지난 1일 시행된 소비세 인상 여파가 최근 수출 호조를 보였던 필리핀이나 태국 등 일부 아시아 국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고 14일(현지시간) 미국 CNBC가 보도했다.
CS는 우선 소비세 인상이 일본 가계 소비지출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은행은 또 소비세 인상으로 인한 가계지출 소비 감소가 일부 아시아 국가 수출에 대한 악영향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필리핀과 태국의 수출품이 일본 가계 소비와 직접적으로 연결돼 소비세 인상 여파에 가장 취약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들이 일본에 수출하는 제품은 주로 일본 내수용 전자제품으로 재수출도 어려워 일본 가계가 지갑을 닿는다면 수출길이 닫히는 것이나 마찬가지란 설명이다. CS는 특히 “태국과 필리핀의 전체 수출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면서 “태국과 필리핀 전자제품 수출의 각각 10%, 21%가 대(對) 일본 수출이다”고 지적했다.
특히 필리핀은 수출부분에서 일본에 대한 의존도가 더 심하다고 CNBC는 전했다. 지난 2월 필리핀 수출(계절조정)은 전년대비 24.2% 증가했다. 앞서 1월에는 9% 상승했다. 이 같은 증가세는 1979년 필리핀이 수출기록을 집계한 이래로 최고치다. 같은 기간 대일본 수출은 67% 급증했으며 전월(1월)에는 50% 늘어났다.
보고서는 “태국과 필리핀의 대일본 수출에서 상당 부분은 의류나 전자제품 등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내수와 맞닿아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소비세 인상이 이들 국가 전체 성장률에 미치는 악영향이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2,3분기 경제성장률이 부진하더라도 1분기 수출 호조가 이를 상쇄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프레데릭 뉴먼 HSBC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의 소비세 인상이 이들의 경제에 타격을 줄지는 확실하지는 않다”면서“일부 영향을 받는다 하더라도 일시적일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소비세 인상이 긍정적 방향으로 흘러가 2분기 내로 일본 경제 성장세가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