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연초부터 잇따라 발생한 금융사고와 관련해 주요 은행장들에게 퇴출도 불사하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졌다. 크고 작은 금융사고에 대해 금융감독기관 수장이 직접 나서 크고 작은 금융사고가 끊이지 않는 금융권을 향해 최후통첩이란 카드를 꺼낸 것이다.
15일 금감원에 따르면 최 원장은 이날 국민·신한·하나·산업은행 등 10개 주요 은행장들을 호출해 "중대 금융 위반행위가 발생할 경우 해당 금융사는 물론 경영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당초 이날 회의는 이례적으로 주요 은행장들이 한꺼번에 소집됐지만 최 원장이 아닌 조영제 부원장 주재로 진행됐다. 최 원장 전일 임원회의를 통해 "크고 작은 금융사고로 금융산업의 신뢰가 땅에 떨어져 매우 개탄스럽다"는 강경한 메시지를 전달했기 때문이다. 이에 보다 실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담담 임원의 회의 주재로 진행됐다.
그러나 최 원장은 비공개 회의에 앞서 5분가량 은행장들에게 잇따라 발행한 금융사고로 인해 금융권의 신뢰가 바닥에 떨어진 상황을 그대로 전달했다.
무엇보다 은행권의 냉철한 자성을 촉구하기 위해 일벌백계의 직언을 통해 이번에는 말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전일 임원회원 발언 직후 곧바로 이날 오전에 은행장들을 긴급 소집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앞서 최 원장은 금융사고가 터질 때 마다 경영진을 문책하겠다고 수차례 직·간접적인 메세지를 던졌지만 금융사고를 끊이질 않았다. 이에 최 원장은 "향후 금융사고가 계속 발생하는 금융회사에는 상주검사역제도를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상주검사역제도는 금감원 검사역이 직접 금융회사에 상주하며 밀착 감시하는 제도로 금감원이 금융회사 내부통제에 직접 개입하겠다는 뜻이다.
그는 또한 "정보유출 등 금융사고를 은폐하거나 늑장보고 하는 등 시장과 소비자의 불안을 키우는 기만행위는 이유를 불문하고 결코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며 금융권 쇄신을 강조했다. 금융권의 신뢰가 추락한 상황에서 최 원장의 보낸 이 같은 경고가 얼마나 약발이 먹힐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