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자기자본으로 수익 낸다···PI투자 강화

입력 2006-05-30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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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증권사들이 자기자본투자(PI, Principal Investment)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나섰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PI투자는 각 증권사 고유의 자본으로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기업 인수·합병(M&A) 등에 투자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그러나 PI를 통한 투자가 고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반면, 거래위험도 다소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증권사들의 자기자본 확충에 대한 필요성은 절대적인 편이다.

현재 자본력 규모를 살펴보면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등 외국계 증권사가 20~30조원을 보유하고 있는 데 비해 국내 대형증권사들의 평균 자본금은 1조6000억원대에 머물고 있어 현저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이에따라 국내증권사들도 글로벌 경쟁 시장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기존 투자은행(IB) 업무와 PI업무를 적절히 병행할 수 있는 투자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물론 기존 증권사들도 자기자본, 즉 고유계정의 형태로 주식, 채권 등에 투자 해 왔으나 시장이 활황일때는 고수익이 가능했다. 그러나 약세장이거나 급락했을 경우 오히려 수익률 측면에서 손해를 보는 등 수익률 제고가 항상 일정하지 않다는 현실적 한계에 부딪친 상황이다.

◆대우증권·한국증권 'PI부서 신설'

가장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증권사는 대우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다. 이들은 기존 IB부서내에 PI팀을 신설하거나 자기자본투자를 중점적으로 운영하는 부서를 만들었다.

먼저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투자금융본부'를 신설해 자기자본을 투자하는 PI업무를 본격적으로 시행했다. 투자금융본부 본부장에는 1990년대 대우증권 런던 현지법인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김범준 전무가 자리했다.

김 전무는 "선진형 투자은행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IB 모델의 취약점인 유가증권 발행의 주간사업무, 단순중개업무에서 탈피해야 한다"며 "직접투자를 통한 고수익 창출이 가능한 새로운 수익모델 도입을 통한 수익 구조를 정립해야한다"고 설명한다.

그는 "국내외 금융기관들의 치열한 경쟁과 국내 자본시장의 성숙화로 인해 수익성 또한 매우 낮아져 증권회사들이 수익을 확대하는데 한계점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한국증권은 이같은 한계점 극복을 위해 투자금융본부에서 신용파생상품 등 각종 파생상품과 부동산관련투자, 유전·광물 등 각종 대안투자에 이르기까지 투자 대상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투자기법에 있어서도 단순한 투자보다는 구조화되고 한국증권만의 특화된 상품을 개발하는 등 직접투자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자기자본투자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해당분야의 우수한 인재들을 영입하는 한편, 충분한 자기자본을 확충해 각종 구조화 상품의 개발와 레버리지 투자(차입금 비중을 높이는 투자) 등을 실행할 수 있는 바탕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김 전무는 "향후 직접투자를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한편 다양한 투자 상품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축적해 도입될 자본시장통합법의 경쟁에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매 브로커리지 부문과 IB부문에서 모두 1위 자리를 꿰차고 있는 대우증권 역시 발빠른 대응을 보였다.

지난 3월 조직개편에서 신규 사업영역의 수익기반 확대와 PI 인프라 구축을 위해 IB본부 내에 PI담당 임원을 두고 전담조직인 PI팀을 운영해 오고 있다.

대우증권은 외국계 금융기관과 제대로 경쟁하기 위해서는 자기자본 확충에 비중을 두는 것이 필요하다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종합금융투자회사'로 성장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에따라 자본력 확충에 역량을 집중해 현재 1조8000억원인 자기자본을 2010년까지 5조원으로 늘린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위해 올해 순이익 6000억원 달성이라는 경영목표도 수립했다고 설명했다.

대우증권은 풍부한 영업 네트위크를 기반으로 한 IPO, 회사채, 유·무상 증자 등 전통적인 IB부문을 포함해 선박펀드, SOC펀드, PF, ABS 등 대부분의 IB분야에서 업계 최고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자기자본 확충이 이뤄진다면 외국계 금융기관이 독점하다시피 한 국내 M&A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를위해 대우증권은 올해부터는 Risk Taking(위험부담)을 통한 PI투자를 최대 5000억원까지 확대해 고수익을 적극 시도할 계획으로 PI팀을 신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PI팀을 맡은 주재모 PI팀장은 향후 팀원 확충과 신중하지만 다양한 투자책을 제시했다.

주 팀장은 "현재는 주식과 관련된 사채, 전환사채(CB), 해외전환사채(BW) 비상장 기업들의 IPO에 주력했다"며 "그러나 시장의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해 기업 M&A, PF 투자 등 투자요소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PI팀은 3명이 이끌고 있지만 곧 외부에서 자기자본투자 경험이 있는 전문가 영입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의 상황을 지켜보자

PI투자가 주요 수익원으로 대두되는 초창기인 만큼 기존에 시행했던 PI보다는 투자방향을 확대하되, 시장의 상황과 반응을 지켜보거나 IB업무내에서 PI를 확대하는 정도로 조직개편을 단행한 증권사도 있다.

대신증권은 기존의 국내 IPO, 인수주선 등 소극적인 IB업무에서 벗어나 부동산 금융, PEF, 장외파생상품, 해외투자, 실물자산 등 중장기적인 투자 부문의 육성을 통해 IB와 PI의 경쟁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에따라 자기자본 1조4000억원 중 PI투자의 운용한도를 1000억원에서 1500억원으로 상향조정했으며 IB영업본부의 업무영역을 확대시키고 상품운용본부를 CM(Capital Market)본부로 개편했다.

올해를 '선진 투자은행으로 성장하는 원년'이 되게 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힌 우리투자증권은 PI투자를 강화하기 위해 국내 뿐만 아니라 아시아지역에서의 투자 및 수익 창출 기회를 적극 모색하고 있고, 해외 NPL(무수익자산)투자, 국내 부동산 PF 사업 수행시 우수사업 직접 투자 등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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