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대형 금고 쟁탈전] 취직하면 우량고객… 투자가치 高高

입력 2014-04-16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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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금고 유치전도 치열… 발전기금 수십억 내기도

대학에 입점하려는 은행간 경쟁도 여전히 치열하다.

주요 은행들의 대학 내 입점 현황을 보면 우리은행은 가톨릭대, 서강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연세대 등 수도권 대학을 포함해 전국 32개 대학에 영업점이 입점해 있다. 신한은행은 24곳으로 주요 대학은 가천대, 건국대, 경기대, 동국대, 숙명여대, 이화여대, 한양대 등이다.

농협의 경우 서울과기대, 서울대, 인천대 등 전국 21개 대학에 영업점이 입점해 있다. 서울대는 농협은행이 터줏대감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농협은행은 서울대를 상대로 1970년대 박정희 당시 대통령이 ‘농협은 농민을 위한 은행’이라며 친필로 써준 추천서를 수십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요긴하게 쓰고 있다는 일화가 있다.

이밖에 하나은행은 경희대, 고려대, 덕성여대, 동덕여대, 명지대, 연세대 등 18곳에 입점해 있으며 국민은행은 서울과기대를 비롯해 총 11개 대학에 입점해 있다.

은행 입장에서 대학생은 매력적인 고객은 아니다. 대학생은 은행 마진이 큰 신용카드나 펀드 대신 연회비가 없고 한도 내에서만 사용하는 체크카드를 즐겨 쓰기 때문이다. 특히 대학 내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러 지점이 들어갈 곳도 별로 없는 상태다.

그러나 대학생은 졸업 후 돈을 벌기 시작하면 우량 고객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가치가 높다. 대학시절에 거래했던 은행이 향후 중장년층이 되고 난 후에도 주거래은행으로 이용하는 데 적지 않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특히 여대생은 졸업 후 취직을 하더라도 처음 만든 통장을 그대로 유지하는 경향이 크다. 은행들은 이 점을 노리고 미리 투자를 한다는 생각에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일부 은행은 대학에 입점하기 위해 적게는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까지 발전기금을 내기도 한다. 발전기금의 경우 기부금 처리가 되기 때문에 문제될 것은 없지만 입점하는 데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소위 ‘SKY’로 불리는 대학의 주거래은행이 되기 위한 경쟁은 지자체를 능가할 정도라는 게 금융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최근에는 은행들도 무차별적으로 경쟁에 뛰어들기보다 손익을 계산해 입점하는 게 특징이다. 은행 간 눈치보기도 없지 않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의 대학 입점은 손익 분석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최근에는 은행들도 예금규모나 마진율, 신규고객 등을 따져 입점하는 편”이라며 “이익을 낼 수 있는 조건인지를 많이 보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대학 입점 경쟁이 예전만큼 치열하지는 않지만 시중은행들이 미래 고객 확보 차원에서 가격뿐만 아니라 비가격적 수익도 감안해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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