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억센 손이 움켜쥐었기에꼬리를 버리고 황급히 달아났나달이 흘리고 간 꼬리 하나서해의 중심에 연착륙했다월미도(月尾島), 초승의 꼬리를 가진 섬서로에게 닿으려는 마음들이 모여드는 곳빛나는 꼬리가 있어 밤은 시들지 않고사람들은 벤치에서 얼마 남지 않은달의 뒤편에 안부를 묻는다썰물로 빠져나갔던 바다가부푼 꼬리를 끌며 돌아올 때면서로를 반사하고 투영하며우리는 달의 형상을 닮아간다무허가의 밤,노점의 불빛이 바다의 초상화를 그려내고아폴로호를 타고 음악에 취한 연인들궤도를 이탈하지 않으려 어깨를 말아 쥐고 있다월미도를 낮게 발음하다 보면온 몸이 꼬리가 되어 흔들린다달빛을 타고 흘러내리는 솔미도의 선율로환한 불빛 속을 헤엄치는 섬그곳에서 바라보는 달이 가장 밝은 것은밤마다 잃어버린 꼬리를 찾아 가장 낮은 곳까지 내려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