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애플과 2차 특허전쟁에 돌입한 가운데 데일 손 전 삼성전자 미국법인 대표가 법정에서 “삼성이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성공한 것은 마케팅 전략 때문이지 애플의 아이폰을 따라해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고 16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손 전 대표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소재 연방지방법원에서 열린 특허소송 공판에서 처음으로 출석해 “삼성전자가 이통사와의 공동 마케팅에서 벗어나 독자 브랜드 구축에 성공했다”며 “삼성의 성공은 애플과 무관하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의 미국 시장 점유율이 2010년 10% 안팎이었으나 2012년에는 30% 이상으로 급증했으며 이는 놀라운 진전이다”고 평가했다.
손 전 대표는 삼성전자의 마케팅 전략에 대해 “브랜드 인지도에서 소비자를 직접 목표로 삼기보다 주요 이통사와의 관계에 치중하는 ‘도매’(wholesale) 전략을 채택하면서 미국 소비자들이 삼성 브랜드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며 “그래서 삼성은 소매업자와 손잡고 매장 안에 삼성 제품만을 취급하는 별도의 공간을 확보하는 한편 제품 출시를 전후해 한시적으로 내보내던 광고를 1년 내내 계속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삼성은 2012년 말 미국 내에서 가장 잘 알려지고 선호하는 브랜드로 자리 매김 했다고 손 전 대표는 증언했다.
한편 애플 측은 삼성이 애플의 소프트웨어 특징을 베꼈다고 주장하는 한편 손 전 대표가 2012년 4월 직원에게 전달한 ‘애플 타도는 더는 단순한 목표가 아니라 우리의 생존 전략이다’는 내부 메시지를 제시했다고 WSJ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