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 침몰] 블룸버그 “나 죽을 것 같아” 세월호 탑승 학생 안타까운 사연 전해

입력 2014-04-17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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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남서방 1.7마일 해상에서 인천에서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6852t급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한 가운데 팽목항에 도착한 가족들이 바다를 바라보며 실종자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청해진해운 소속 여객선이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가운데 블룸버그통신이 16일(현지시간) 사고 여객선에 탑승했던 안산 단원고등학교의 한 여학생의 안타까운 소식을 홈페이지 톱 뉴스로 보도했다.

단원고 2학년에 재학생인 박지윤 양은 제주도 수학여행을 가고 싶어하지 않았다. 배를 타고 제주도에 가는 것이 맘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맞벌이였던 부모님 대신 어렸을 때부터 할머니 손에서 자란 박 양은 여객선이 인천을 출발한 지 12시간 만에 할머니에게 떨리는 목소리로 전화했다.

박 양은 “할머니 나 죽을 것 같아. 지금 배가 가라앉고 있고 레일을 붙잡고 있어”라고 말했고 이내 전화가 끊어졌다. 사고 당일인 16일 오전 10시9분께 아무런 의미가 없는 글자 하나가 담긴 문자 메시지가 박 양이 보낸 마지막 연락이었다. 사고 이후 단원고등학교에서는 구조자 명단이 발표됐으나 명단에 박양의 이름은 없었다. 박양 할머니 김옥영(74) 씨는 “수학여행 이틀 전 지윤이는 배로 여행하는 게 싫다며 수학여행을 가고 싶지 않아 했다”면서 “우리는 안가면 후회하게 될 거라고 말했지만 지금은 우리가 후회하고 있다. 지윤이를 보내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했다.ㅏ

통신은 정부 측 발표를 인용해 세월호 탑승객 462명 중 현재 300명 가까이 실종된 상태라고 전했다.

앞서 단원고 2학년 학생 325명, 교사 15명 등 340명은 15일부터 18일까지 3박4일 일정으로 수학여행을 떠났으며 15일 오전 8시58분쯤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쪽 20㎞ 해상에서 침몰사고를 당했다.

현재까지 학생 77명, 교사 3명 등 80명이 구조됐지만 나머지는 생사확인이 되지 않고 있다. 특히 구조 인원 발표가 번복되면서 사고 여객선 탑승객 가족과 지인들은 청해진해운과 당국의 발표를 믿지 못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한 학생의 가족은 “우리 애 얼굴을 직접 볼 때까지 학교나 정부가 내놓는 성명과 구조명단을 믿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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